<갊을 품은 삶의 오늘> 은 본인이 미술현장에서 글쓴이로써 활동한 기록의 총체이다. 갊을 품을 삶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갊'은 '갈다'를 의미한다. 이것의 사전적 의미는 첫째로 어떤 것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으깨다. 둘째로 기존의 사물이나 사람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모두의 의미가 공통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은 '노동을 통한 변화'이다. 인간의 어떤 노력-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을 통해서 기존의 것과는 다른 것으로의 전환 치환 혹은 변화가 이루어짐을 뜻한다. 그것이 '갊'이 뜻하는 바이다.
무엇인가를 만들어가는 '갊'. 나는 이러한 '갊'이 때로는 신경증적이라고 보여지는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가장 잘 대별할 수 있는 용어이리라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갊에 '갈망하다'라는 의미를 덧붙여 넣고자 한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로써, 가장 취약계층의 노동자로써의 예술가, 혹자는 바로 이러한 가장 취약계층의 노동자로써의 삶을 위해 또 다른 노동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예술가의 삶을 연명-여기서는 연명이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겠다-해 나간다.
나는 이러한 예술가들의 삶, 작가들의 삶을 대변하는 작업에 대한 글을 쓴다. 글을 써 왔다. 그들과 같은 동류로써, 함께 살아온 그 과정을 기술함으로써, 예술가들보다 더욱 삶을 연명해 나가고 있는 부산의 비평가 혹은 기획자 지망생들에게 그 길을 안내하고 또한 동류의 작가들에게는 비평과 작품에 대한 글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시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