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한국화를 일반인, 그림 관계자들과 양적, 질적으로 작품을 공유함으로써 본인의 작품 활동과 부산 미술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더 새롭고 자유로운 전시기획을 통해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전시가 아닌 모두가 즐기고 소통 할 수 있는 좀 더 발전된 전시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한국화의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부산만이 가진 동네풍경(달동네)을 자연과 함께 꿈꾸는 동화 같은 도시로 재창조하여 표현함으로써, 물질적 풍요와 그 이면의 정신적 빈곤으로 지쳐있는 현대인에게 삶의 희망과 꿈의 메시지를 전해주고자 한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산복도로가 많다. 산복도로는 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를 말하는데 부산에 이런 산복도로가 많은 것은 지형적 특성도 있지만, 6.25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 머물면서 가파르고 높은 산비탈에 까지 판자촌이 들어섰고, 이렇게 생긴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산복도로가 생성되었다. 산복도로 사이에 형성된 집촌은 달동네, 산동네로 형성되었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복잡하게 엉켜 정신없이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하듯 산동네의 작은 집들은 옹기종기 모여 큰 산을 이루며 살아간다. 낡고 오래된 열악한 달동네의 모습은 힘든 삶을 살지만, 꿋꿋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며, 이겨내는 우리 서민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작품 속의 달동네는 현실과는 달리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산동네가 하늘에 물들어 자연을 벗삼은 동네로 동화처럼 표현된다. 하늘, 바다, 산 등 자연이 품어주고, 자연이 보여주는 여유로움 등을 배우듯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다.
이렇듯 나는 부산의 지리적인 특성을 살려, 동네의 모습을 동화 속에 나오는 꿈꾸는 도시로 만들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한 집 한집마다, 정성껏 먹 선으로 표현하고, 그 집이 모여, 달동네, 동네산, 동네꽃을 이루어 동화같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먹과 전통적인 한국화 재료만을 활용하여 여백을 살리고, 담백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부산의 모습을 동네 한바퀴를 돌며, 여유롭게 거닐 듯 전시 공간에서 동화 같은 우리도시를 감상하며, 꿈을 꾸는 도시로 사람들에게 선물, 휴식 같은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