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부산 중구의 또따또가에 입주한 이래 계속 부산의 산복도로를 집중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행복만들기 사업 등 다양한 산복도로 재생사업이 실시되기 이전, 산복도로가 부산의 역사이자 속살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작가는 지속가능한 장기 프로젝트 사진작업으로 산복도로에 대한 작업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 첫 번째 작업 <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산복도로에 대한 이미지는 신화적인 공간으로서 미디어와 교육을 통한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 허구적인 것을 어떻게 본질로 환원시켜 놓을 것인가가 작가의 첫 번째 작업 구상이었는데, 촬영하다 보니 산복도로는 사람들의 삶의 공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작가가 상정한 산복도로의 본질이란 것이 허구였기에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있는 산복도로에 대한 신화 또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번째로 기획하고 있는 <중층적 재현-산복도로에 살다>는 산복도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삶의 모습을 다중노출 기법을 활용해 촬영하여 산복도로에서의 삶의 모습도 여느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산복도로를 미적인 대상으로 간주하고 작업한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들은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산복도로에서 삶을 살아내고 있는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이미지로 담아내어 볼 생각이다. 미적인 대상으로서의 산복도로가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치를 상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산복도로의 모습을 이미지로 지속성을 가지고 작업해 나갈 계획이다. 산복도로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는 부산의 가장 원도심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고령화되어 가는 산복도로의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산복도로는 점차 관광지로서의 모색을 꿈꾸면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삶이 개발이라는 측면과 부딪히는 갈등적인 과정을 산복도로의 공간에서 계속 담아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