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중견작가인 정영선의 신작 장편소설로, 조선의 마지막 국모인 명성황후의 시해사건을 '시간'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명성황후라는 한 개별적인 인간의 죽음과 한 시대의 죽음을 '시간'이라는 테마 속에 겹쳐놓은 것이다. 중세와 근대의 시간이 교차하는 1895년 조선을 배경으로 조선에 사는 사람과 조선에 온 사람의 시간의식이 다르다는 것과 서양시간과 조선시간을 둘러싼 권력, 그리고 그 와중에 벌어진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루군 봉출과 명성황후의 사랑을 그려내기도 한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죽음을 전하는 비통한 부고이자, 한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연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