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전매청에 근무 하셨는데
흔들리면 자동으로 가는 손목시계를 사시기 전 까지
벽시계와 손목시계를 번갈아 가며 밥을 주셨고,
조금씩 늦게 가는 벽시계를 정확히 맞추셨다.
아버지는 정시 출근이 중요했다.
우리 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난 잠이 많았고, 자면서 시계의 종소리를 듣고, 깬 적이 많다.
일요일에는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난다.
더 잘 수 있지만, 종을 12번이나 칠 땐 잠결에 한 번 ,두 번, 세 번 하며 헤아리고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다 잠이 깨 버린다.
새벽에 우표 사러 우체국 갈 땐 아버지가 시계다.
나에겐 시계가 필요 없었고, 벽시계는 더욱 더 필요 없었다.
초침이 가는 소리는 너무 크게 들려 도리어 잠 못들게 하였고,
낮잠을 잘 땐 더 자주 종을 치는 듯 했다.
아버지의 고된 삶과 시계 바늘의 움직임은 함께 했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시계도 멈추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