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반 수업을 하고 점심 먹으러 집에 오면
언제나 밥은 찬합에 담겨 아랫목 이불에 덮여있었다.
맨날 같은 밥!!
어느 날 찬장 속을 열어보니 갓난쟁이 여동생 분유통이 보였다.
뚜껑을 열고 반 쯤 파묻힌 흰 스푼
엄마 몰래 뽀얀 가루 입에 한입 넣어보니
뽀드득, 빠드득 소리를 내며 감미롭게 녹는다.
너무 급하게 먹었나.. 입천정에 덩어리져 눈물이 찔끔나기도 했다.
그 날 이후
그 맛에 중독되어 수시로 퍼먹었고
어머니께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등짝에 불이 났다.
이 후로도 가끔 8살 차이나는
막내 여동생의 분유는 나의 군것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