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마을버스 작업(주변인들-2016년 발표)을 하고 있던 나에게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얼굴(특정인이 아닌)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누구인지도 모를 그 얼굴은 사라졌다가 어느 순간 다른 얼굴이 되어 나타나기를 반복하였다.
몇 해 전 어느 여름날 오후 부산의 바다가 보이는 풍경 작업을 위해 버스가 다니는 큰길에서 바닷가 마을로 내려서는 순간
앞에 펼쳐진 풍경에 나의 발은 땅바닥에 붙어 떨어 질줄 몰랐다. 서둘러 몇 장을 찍고서야 그 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몇 년
동안 나의 주위를 떠돌며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 시대의 초상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