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배경
ㅇ 달라진 콘텐츠산업의 위상과 중요성
-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상황들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dramatic)’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위상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실감 하게 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을 필두로,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 단의 빌보드 핫100 1위, 넷플릭스 TV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흥행과 에미상 수상, 만화 종주국인 일본에서의 한국 웹툰 흥행과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영상물 들의 글로벌 인기를 살펴보면 코로나 팬데믹은 분명 불행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나 라 콘텐츠산업이 크게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콘텐츠산업을 정책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94년 국내에 상영된 스 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월드’ 상영 이후 ’95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콘텐츠국이 설립되면서부터이다. 당시 ‘쥬라기월드’ 한편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150만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는 기사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 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약 30년이 흐른 오늘날 우리 콘텐츠산업 위상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은 당시의 목표를 어느 정도 초월하여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산업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자동차, 반도체 등 하드웨어 를 수출하는 산업들이기 때문에 국내의 많은 법·제도가 콘텐츠산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콘텐츠산업의 주요 선도국들과 같은 위상을 이룰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 본다면, 국내 산업은 미국 할리우드와 같이 글로벌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생산기지가 되고 글로벌 OTT를 통하여 콘텐츠를 전 세계로 유통하게 될 것이다. 우리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해외 자본들이 국내에 몰린다면 우리 콘텐츠 기 업들이 성장하여 디즈니, 소니, 마블 등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지도 모른다. 또한 콘텐 츠 제작 및 비즈니스와 관련된 해외 기업과 인력들이 대거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ㅇ 콘텐츠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
- 그러나 지금 콘텐츠산업이 처한 상황은 기회이면서 또한 위기이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달라진 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맞닥뜨린 상황은 그리 녹록치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환경은 초고속 고령화와 지역소멸, 학령인구 감소 이슈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의 감소 이슈는 국가의 노동 공급 감소를 예상하게 하고 소비와 투자도 위축시킬 수 있는 이슈여서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소득별, 기타 집단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슈는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메타버스에 대한 이슈가 크게 부각 되었고, 생성형 AI인 챗GPT는 불과 ’22년 11월 경에 출시되었으나 전 세계적인 이용자 를 확보하고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였다. 인공지능 뿐 아니라 반도체, 배터리, 생명공학 등 분야에 대한 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 라 전 세계적인 저성장·슬로우플레이션의 기조와 이로 인한 고용시장 수급 불균형, 기업 간의 초양극화, ESG의 부각, 블록경제 등의 이슈는 콘텐츠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와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재택 근무 축소 등의 비대면 환경의 감소는 코로나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던 콘텐츠의 이 용률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팬데믹 이전으로의 복귀가 아닌 또 하나의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적으로 영화를 유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인 영화관 매출액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체험 중심의 프리미엄 특별관으로 진화하거나, 오프라인 콘서트와 동시에 송출되는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시청 의 장소로 쓰이는 등의 용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ㅇ 콘텐츠산업 트렌드 연구의 필요성
-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콘텐츠산업 영역에서 누구보다 잘 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 금은 시기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이 애벌레에서 나비로 우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산업 트렌드 2028’은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콘텐츠산업과 관련된 트렌드 가 어떻게 바뀌어갈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콘텐츠산업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의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것이 한편 으로는 매우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최대한 예측할 수 있는 범위 의 트렌드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분야에서 참고할만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ㅇ 지난 콘텐츠산업 트렌드 2025의 점검과 확장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20년 이미 “콘텐츠산업 트렌드 2025” 연구를 통하여 이 분야의 트렌드를 제시한 바 있다. 본 연구를 진행하는 ’23년 현재는 해당 연구가 발간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이므로, 해당 연구에서 제시한 내용이 현재 기준에서 얼마나 발현되 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한편, 최근 3년간 콘텐츠산업 분야에서는 다양한 새로운 변 화들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새로운 거시·미시환경 변화 요인들의 현재와 미래 영향력을 검토하여 기존의 논의를 점검·확대하고자 한다.
□ 연구목적
ㅇ 콘텐츠산업 변화의 동인 분석
- 본 연구는 트렌드 분석을 위해 정책, 경제, 사회, 기술 등 산업 다방면의 환경을 파악하 고 그 결과를 반영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화, 타 산업과의 융합이 활발한 콘텐츠산 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콘텐츠산업 이외에 분야에 대한 거시환경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ㅇ 콘텐츠산업 주요 이슈 식별
- 본 연구는 콘텐츠산업을 투자, 창·제작, 유통, 소비 등의 4가지 세부 영역으로 구분하 여 트렌드 도출을 위한 이슈를 발굴하고자 한다. 콘텐츠산업의 구조를 포괄할 수 있는 관점에서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산업의 가치사슬 측면에서 접근한다. 전통적 콘텐츠산업 가치사슬인 기획·제작, 유통, 소비와 함께 산업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적용하는 투자 영역을 추가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ㅇ 콘텐츠산업 핵심 트렌드 제시
- 콘텐츠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을 분석하고 이슈를 도출하여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 하고자 한다. 콘텐츠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 변화를 파악하고 주요 이슈를 도출하고 자 하며 콘텐츠산업의 구조, 규모, 이해관계자 등의 변화상 파악 및 미래 방향성을 제시 하고자 한다. 핵심 트렌드 선정을 통해 미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의 쟁점과 과 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미래 방향성과 콘텐츠산업의 가치사슬을 포괄하는 트렌드를 선 정하여 트렌드가 의미하는 정책적 쟁점과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