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과 동행하는 예술,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부산”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 소개
고윤정(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2018년 재단 비전 2030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에서 한 시민이 이런 요청을 했다. “예술을 통해 사회의 포용성이 촉진되고, 시민 누구나 즐기고 함께 참여하는 문화 활동이 많아져서 시민의 삶을 변하게 하는 재단이 되어주세요”라고.
부산은 점점 외로운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노인인구와 자살률은 특·광역시 비교 1위이며, 빈집은 1만 4천여 호에 달한다. 1인 가구 수도 급격히 증가하며 65세 빈곤율도 높다. 그동안 문화예술의 경제적 또는 도시재생의 가치에 주목했던 점에서 사회적 가치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에 부산문화재단은 설립 10주년 기념식이 치러진 지난 9월 25일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으로 ‘시민과 함께 예술인과 함께 문화예술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주요 미션으로 삼고 5가지 전략과제 20개 추진과제 65개의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총 3,687명의 이해 관계자가 참여했고, 부산시 문화비전 실천과제와 57% 가량을 연계해 구성했다. 특히 외부 연구기관에 수탁하지 않고 시민·예술인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 구성원이 집필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림 –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 체계도]
사실 국제사회에서 문화예술이 공동체 결속과 시민의 건강 및 행복을 증진 시킨다는 연구는 많다. 미국 예술문화부에서는 예술이 건강 문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가이드북 「ART&WELL-BEING TOWARD A CULTURE OF HEALTH’를 제작했고, 영국예술위원회에서는 예술의 가치를 홍보하는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부산지역 1인가구의 사회활동 참여율에서도 2010년 대비 2015년 문화 분야가 가장 높은 유인 요인이 되었다. 생활문화동호회 사업에서도 비용편익 비율이 107%로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자료에서 예술이 삶과 사회 변화의 힘이 되어 왔다는 증거는 많다. 다만 그동안 문화 정책에서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실천적인 과제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이점에서 부산문화재단은 부산이 지닌 사회문제를 문화예술로 해결하겠다는 과제를 향후 10년의 주요 미션으로 내걸었다. 특히 UN에서 합의한 17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의 문화적 실천을 제일 첫 번째 추진과제로 삼았다.
더불어 그동안 공급자형 예술 지원 체계에서 매개하는 플랫폼형 지원체계로의 전환과, 향유의 대상에서 참여의 주체로 시민이 직접 기획하는 시민 문화권을 확산 시킨다는 전략과제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부산의 해양성이라는 지역성을 살려 아시아 문화 연대 구축, 신조선통신사 다각화, 자매우호도시 해양문화 네트워크 활성화 등의 과제를 담아 평화와 연대의 아시아 해양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부산문화재단 비전2030을 추진하기 위해 매년 평균 270억 원의 예산 투입을 산정했다. 초기 단계(2020-2022)에는 체계 개선 연구와 기존 사업 재구조화, 네트워크 기반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중기(2023-2025)에는 우수 사업을 브랜드화 하고 네트워크를 내실화 하며 장기적(2026-2030)으로 예술의 사회적 가치 선도 기관이자 해양문화도시 허브로써 부산의 위상 제고에 집중할 예정이다. 시민에게는 문화예술을 이어주는 디딤돌이, 예술인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재단의 다짐에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