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이슈 1
문화비전이 그리는 10년 후 우리의 미래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광역시 문화비전 톺아보기 -
2019년에는 2020년을 기점으로 10년의 전망을 세우는 작업이 많았습니다. 문화계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등 많은 기관들이 2030 문화비전을 발표하였습니다. 문화예술의 발전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전제에 기반하여 긴 호흡으로 문화계획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합니다. 첫 번째 <문화정책 이슈>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광역시의 문화비전을 소개합니다. 많은 문화비전이 수립과정에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상향식(Bottom-up) 계획을 지향하는 가운데, 비전 수립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고, 특징적인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볼 것입니다. 문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앞날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라며, 10년 동안 달라질 우리 삶과 문화예술의 새로운 모습을 문화비전에서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문화비전2030 ‘사람이 있는 문화’
비전 |
사람이 있는 문화 |
||
방향 |
<자율성> 개인의 자율성 보장 |
<다양성>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
<창의성> 사회의 창의성 확산 |
의제 및 대표과제 |
|
4. 문화다양성 보호와 확산
|
7. 문화자원의 융합역량 강화
|
2. 문화예술인?종사자의 지위와 권리 보장
|
5.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 조성
|
8.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
|
|
3. 성평등 문화의 실현
|
6. 지역문화분권 실현
|
9.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
|
이슈 1. 어떤 과정을 통해 수립되었나?
#새문화정책준비단 #문화청책(聽策)포럼 #온라인 국민제안
- (이하 문체부)의 2030 비전은 참여정부 시기 선포된 문화비전 <창의한국>처럼 민간 영역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구축되었다. 문화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포함된 새문화정책준비단이 발족되었고, 1년여 기간 동안 비전 수립 작업을 주도하였다. 새문화정책준비단은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 분과로 구성되었고, 23차례의 정례회의와 지역을 순회하면서 개최했던 13차례의 문화청책(聽策) 포럼, 6회의 분과별 현장 토론회 등을 통해 현장의 이슈와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국민제안 및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온라인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였고, 미투 사태 이후 성평등 관련 이슈 등도 추가 논의하면서 시의성 있는 주제들도 신속하게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슈 2. 문화비전의 특징
#개인의 자율성 #공동체의 다양성 #사회의 창의성 #문화권 보장 #문화를 통한 사회혁신 #기초단위 #지역혁신 문화플랫폼 #참여와 협치의 행정구조
- 문화비전인 <창의한국>이 ‘원리로서의 문화’ 개념을 소개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의 역할을 조명하였다면, 이번 문화비전에서는 문화의 주체로서의 ‘사람’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에 내재한 문화의 가치를 성찰하는 것에 집중했다.
- 주요 가치를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으로 설정하여 ‘개인의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의 창의성 확산’을 전략목표로 잡았다. 개인이 자유롭게 문화향유 및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개선하고, 다양한 공동체가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여, 문화를 통해 사회의 창의성이 확산되고 사회혁신까지 견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9개의 의제, 47개 대표과제를 도출하였다.
- 볼 지점은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 의제 부분에서 사회문제 해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기초 단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생활권과 밀접히 관련된 기초 단위에서 문화적으로 지역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지원하고, 공론·학습·해결의 지역혁신형 문화플랫폼 모델을 구상하였다.
- 문화적으로 대응하는 대표과제 중 ‘문화적 전환도시’ 제안 등은 문화와 환경의 결합이라는 문화의 사회적 확장의 가능성을 상상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 실행하기 위해 행정구조를 ‘참여’와 ‘협치’를 원칙으로 하여 재편할 것을 언급하였고, 인간생활의 핵심 권리인 문화적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적 근거를 강화하고 국가 최소기준을 수립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 비전2030
미션 |
문화예술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창조의 기쁨을 공유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리게 한다 |
||
비전 |
창조의 기쁨을 함께 만드는 예술 현장의 파트너 |
||
전략목표 |
예술의 창의성과 다양성 존중 |
문화예술 가치의 사회적 확산 |
자율과 협력기반의 기관운영 |
전략과제 및 세부과제 |
예술의 지평 확대 ①지속가능한 예술가의 창작 터전 공고화 ②예술의 실험성과 다양성 뒷받침 ③ 아르코 창작 공간의 특성화 |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 확대 ①문화예술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 ② 문화예술을 통한 미래 사회 대응 ③ 사회적 자산으로서의 문화예술 가치 보존 |
기관운영체계 혁신 ①문화예술지원기관으로서의 공공성과 자율성 강화 ② 문화예술진흥기금 재원 안정성 확보 ③ 혁신경영을 위한 조직역량 강화 |
예술 현장 중심 지원체계 확립 ①현장 친화적 정책 지원 강화 ②문화예술계 공정환경 조성 |
모두를 위한 예술 공유 ①문화예술 향유 격차와 불균형 해소 ②문화예술의 새로운 창조와 향유를 위한 권리보장 |
현장 협력형 기관 운영 ① 협치형 위원회 운영 활성화 ② 현장예술 중심의 생태계와 공론장 형성 |
|
핵심가치 |
도전과 변화
담대한 시도와 창의적 방식으로 능동적 변화를 추구한다 |
공감과 협력
예술현장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협력한다. |
공공책무성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한다 |
이슈 1. 어떤 과정을 통해 수립되었나?
#아르코혁신TF #현장예술인간담회 #현장소통소위원회
-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2018년 현장예술인 및 전문가가 포함된 ‘아르코혁신TF’를 발족하여 조직혁신과 사업혁신분야에서 23개의 혁신 의제를 도출하였고, 후속조치로 ‘소통혁신팀’을 구성하여 혁신의제 추진을 진행하였다. 이후 2019년 하반기 ‘아르코 비전 2030TF’에서 비전 수립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예술인 간담회, 비전수립워크숍 등을 통해 예술가 및 민간의 의견을 수렴하였는데, 현재까지도 현장소통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도시재생 관련 예술가 레지던시 문제 등 예술현장에서 제안되는 문화관련 의제들에 대해 소통 및 공론화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슈 2. 문화비전의 특징
#예술창작 #예술가의 활동환경 조성 #예술의 사회적가치 확산 #사회적자산으로서의 문화예술 아카이빙
- 비전은 ‘창조의 기쁨을 함께 만드는 예술현장의 파트너’이다. 예술창작에 방점을 두고 체계적인 지원을 시행하면서 예술가들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하다. 이를 기반으로 ‘예술가가 하고 싶은 창작’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으로 누구나 가까이에서 창조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 ‘예술현장을 대표하는 합의제 기구’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는 것을 비전 수립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였다.
- 안정적인 창작구조를 만들기 위해 작품의 유통과 확산 과정에 대한 장치들이 눈에 띈다. 비평 확대, 유통망 마련,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창작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또한 현행의 보조금 지급 외에 변화하는 예술창작환경에 걸맞는 다양한 지원 형태를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활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정한 제반 여건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언급하면서, 예술의 사회기여도를 표현하는 예술지수 발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예술의 참여활동 확대를 대표적인 추진과제로 선정하였다. 문화예술을 사회적 자산으로 바라보고 예술기록유산 아카이빙 기능을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 문화비전
비전 |
시민이 주도하는 행복한 문화 글로벌 해양문화도시 |
|||||
4대가치 |
해양성 |
다양성 |
창의성 |
혁신성 |
||
4대목표 |
해양문화도시 |
포용문화도시 |
융합창조도시 |
문화협치도시 |
||
10대 전략 |
세계와 공존하는 글로벌 문화도시 - 국제문화교류 기반조성을 위한 “문화자유구역 조성” - 국제문화교류 거점 확립을 위한 “해양문화 도시 브랜드 구축” - 시민 평화문화 공감을 위한 “남북문화 교류 추진” |
서로를 존중하는 다양성 문화도시
|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플랫폼도시
|
문화권리 보장을 위한 문화행정 혁신도시
|
||
행복을 공감하는 공유문화도시
|
문화예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창조도시
|
|||||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역사문화도시
|
참여와 협치를 구현하는 문화분권도시
|
|||||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문화도시
|
시민 문화역량을 강화하는 문화예술교육도시
|
이슈 1. 어떤 과정을 통해 수립되었나?
#아젠다 도출 #구군별 공청회
- 2007년 부산문화비전2020 선포 이후 2017년부터 문화비전2030 계획수립 작업을 시작했다. 첫 1년동안 정책아젠다 도출과정을 진행하였고, 2년차에 직접적인 비전 수립을 진행하였다. 준비기간 동안 10차례의 타운홀미팅, 18차례의 라운드테이블을 비롯한 총 40여 차례 회의를 진행하였고, 여러 차례의 시민 및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특히 권역별 공청회를 통해 구, 군단위에서의 문화예술 분야 이슈를 수집하는 과정을 수행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슈 2. 문화비전의 특징
#해양문화도시 #사회적 치유와 회복 #남북문화교류 #소셜아티스트 #문화다양성 #E-문화파크
- 문화비전은 시민을 문화정책의 주체로 전면에 내세우는 비전인 ‘시민이 주도하는 행복한 문화, 글로벌 해양문화도시’이다. 시민의 주도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해양도시로서의 부산의 정체성을 함께 구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차원에서 남북문화교류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특징적이다. 해양도시라는 특징과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영화 컨텐츠 등을 활용하여 남북한 문화교류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예술의 사회적 치유 기능을 언급하고 있는데 문화가치 확산을 위해 소셜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공동체 내 관계성 회복을 위한 ‘정담정’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및 복지영역에 예술가들이 부문적으로 결합하는 사례를 넘어 본격적으로 예술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예술가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문화비전을 통해 상상 가능한 우리의 삶의 변화를 기대하며
과거의 문화계획이 일부 행정가 및 전문가들에 의해 수립된 것에 비추어보면 이번 2030비전들은 현장과 지역의 의견을 반영하는 상향식(Bottom-up) 계획을 표방하였습니다. 다만 비전 내용에서 현장 의견 반영의 과정을 상세히 볼 수 없었던 것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앞서 살펴본 계획 모두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지점은 ‘문화의 사회적 가치 확산’입니다. 참여정부 문화비전인 <창의한국>에서 사회적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원리로서의 문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지역사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문화예술의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재생, 복지 등의 영역에서 문화예술 참여 기회가 늘어났고, 문화도시, 문화마을 등 지역 발전의 수단으로 전면에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의 도구화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 시대적 흐름이 된 지금, 예술과 지역사회 간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성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문화비전은 말 그대로 전망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입니다. 특히, 실행계획 속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비전 실천을 점검할 수 있는 평가지표의 수립입니다. 계획의 이행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사회의 변화과정을 측정할 수 있는 틀거리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진행된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를 보면 사회적 시스템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어 힘들어하는 국민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이처럼 제도는 구축 이후에도 여러 의견 등을 반영하며 진화해나가야 합니다. 문화비전 또한 설계안으로서 구체적 결말에 대한 기대와 예상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설계안은 수정과 개선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염두에 둔 문화비전은 사회의 변화속도에 맞춰 현장과 지역의 상황에 맞게 개선될 수 있는 유연함이 있어야 합니다. 이 변화의 과정은 투명하게 현장에 전달되어야 하며, 지속적인 소통의 의지 또한 지켜져야 합니다. 비전이 지향하는 가치가 아무리 높고 혁신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해나가는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비전은 영원히 우리 일상과 괴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이 비전들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과 우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개선 과정 속에 담아낼 것인가일 것입니다.
* 문화비전을 볼 수 있는 사이트
문화체육관광부 ‘사람이 있는 문화2030’
https://www.mcst.go.kr/kor/s_policy/culturevision2030/culturevision2030.jsp
부산광역시 문화비전 (부산광역시청 홈페이지)
원향미(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