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권 단위의 도서관 운영을 위한 지원
김 경 희 (도서관문화연구소 연구원)
모든 공공도서관은 특별하다. 이는 지역의 역사문화가 다르고, 지역주민의 사고 및 생활양식이 다르기에, 이를 토대로 삼아 설립된 공공도서관은 다름과 차이를 갖고 있다. 또한,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에게 유용한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독서를 통해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의 생활·여가 문화를 저변화하여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지역의 저자, 출판사, 서점 협력 및 인문탐방을 활성화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
특히,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생활문화권에서의 중요성이 <표 1>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지역사회 문화기반시설(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문예회관, 지방문화원, 문화의 집) 중 전체 이용률이 공동도서관이 가장 높았으며, 코로나 19로 인한 새로운 일상 속에서도 전체 이용률은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공간 중 주민자치센터의 이용률을 보면, 이들이 지역주민의 생활문화권 내에 있어야 하는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 운영의 어려움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 운영의 어려움은 부산의 도서관 수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있는 것보다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 문제(사서 및 행정가, 지역문화발전 정책입안자, 지역주민 등), 공공도서관 운영 주체 중심의 운영 문제(부산시, 각 구·군, 교육청, 사립)에 있다.
2018년 즈음, 공공도서관과 도시재생에 대한 모범사례를 찾고자 타 시의 도시재생과에 문의한 적이 있다. 그 담당자는 공공도서관이 무슨 도시재생과 관련 있느냐며 되물어왔다. 이러하듯이, 공공도서관을 지역의 주요 이슈와 발전에 무관한 이해(!)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용자의 인식은 무료로 책을 빌려보고, 각종 시험을 위한 공부방,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 시설에 머물러 있으며, 도서관계 및 교육청·정책입안자의 인식도 이와 비슷하다.
한편, 1919년 부산부가 부산교육회가 운영하던 도서관을 1911년부터 이관받아 무료 도서관 서비스를 시작. 광복 후 부산의 유일한 공공도서관은 1964년부터 부산교육청의 감독하에 1978년까지 운영되었다. 지금은 <표 2>와 같이 47개관이 지자체(시, 구, 군 운영)와 교육청이라는 운영 주체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도서관의 역사성과 운영의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추구, 나아가 지역발전 기여에 소통과 연대·협력이 미흡하다. 뉴노멀에서 생활문화권의 도서관은 디지털 플랫폼 활성화로 하나의 지역을 넘어 인근지역으로 지식문화서비스 영역이 확장되었으니,지역문화기반시설들과 서비스 중복 지양 및 차별화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지속 운영에 필요한 지원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지속 운영에 필요한 지원은 먼저, 지역의 지식정보 생산물·출판물이 생활문화권 내 공공도서관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표 3>과 같이 공공도서관에 계속 집적된 지역의 지식문화가 축적, 가공, 활용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정주성도 향상시켜야 한다. 다음은, 공공도서관이 지역주민의 슬세권에 위치하도록 지역도서관에서 마을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범적인 사례로는 서울 은평구립도서관마을이고, 우리 가까이에는 보수동헌책방골목이 보수동책마을로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도서관·기록관·박물관(LAM, 라키비움)이 다양한 수준의 상호협력을 도모하고, 지역 정체성 및 매력을 높여 지역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지식문화유산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문화를 진흥시켜야 한다.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존재이유를 강화시킬 특화전략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존재이유를 강화시킬 특화(Specialization)전략은 지역 특성 및 도서관 현황 등을 수렴한 각각 도서관의 특성화(특性화, Characterizations)를 통해 가능하다. 부산은 <표 4>와 같이 전국 공공도서관 중 지역단위로 특성화를 1998년부터 선진적으로 운영해왔다. 지역의 120년 지식문화자산을 특성화해 지역출판사와 ‘지역 작가 릴레이 북토크’로 특화한 시민도서관,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을 특성화해 자유학기제 청소년 지원을 위한 ‘부산 원도심의 재발견’으로 특화한 중앙도서관, 지역의 사회경제자산을 특성화해 도서관 건축과 ‘부전학당’으로 특화한 부전도서관 등 20여 년 특성화 공과를 공유·확산하고, 1관 1특화 도서관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단기·중장기전략을 수립하면 지역주민의 만족도가 향상할 것이다.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
생활문화권에서 도서관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도서관의 역사 동안 축적해온 지식정보와 지역관련 리터러시교육을 통해 지역주민이 지역공동체 형성 및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핵심 앵커시설이 되어야 한다(예.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이를 위해 지역 이슈·과제 및 도서관 연구와 조사를 상시 실시하고, 지역주민과 신뢰·소통으로 동행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