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과 교육
이 욱 상
오픈스페이스배 교육팀장
부산은 2030 세계 엑스포 유치로 분주하다. 근대 수도로서의 역사성과 해안 절경과 휴양, 레저, 영화 그리고 조선통신사, 동래학춤, 수영야류, 다대포 후리소리 등 전수 문화 자양분도 가득하다.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의 제2위 도시로서 세계적 도시가 되기에 충분한 문화적 조건들을 갖추고있다. 10여 전까지 꼬리표처럼 달고 지내던 ‘문화볼모지’라는 수식은 옛말이 되었다. 2023년은 문화예술교육적 전환점에 서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제2차 부산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에서는 ‘어디서나 모두 함께’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2010년(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설립)부터 시작한 지역문화예술교육은 그동안 가치 발견, 전문성 확보, 협력체계의 마련을 통해 연구,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체계를 다져왔다. 특히 지역성을바탕으로 한 많은 문화예술교육단체의 설립, 기초단위 접근을 통해 뿌리내린 다양한 사업과 자발적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어 그동안 해온 인프라의 구축과 우수프로그램의 축적으로 이룩한 질적 성장의 자신감으로 부산시민 누구나, 어디서나, 함께하는 일상 속 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을 즐기는 지속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제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에 진입했다. 선진국을 가늠하는 척도가 그 나라의 경제력에 기준을 두고 있지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적 역량과 소양을 갖춘 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과 발전을 위한 높은 수준의 교육적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과거 근대사회로부터 현대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유럽의 세계대전으로 인한 전후 복구와 사회적 혼동을 틈타 뉴욕은 금융, 문화 및 상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경제적 부흥을 맞았다.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의 본거지였으며 우뚝 솟은 고층 빌딩과 함께 세계 문화 수도로서의 투자와 정책을 멈추지 않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미술의 센터가 된 뉴욕현대미술관을 포함하여 뉴욕필하모니,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세계 최고의 예술가, 작가 및 지식인을 위한 이민 정책과 센트럴파크의 조성을 통한 문화 정책으로.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영향력 있는 도시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계속해서 미국의 번영과 권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 미래 사회는 예술, 음식, 패션, 영화, 게임 등의 인프라 환경 구축과 다양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문화자본주의 시대다.
문화도시로서의 부산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속적이고 행복한 삶의 질과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 부산시의 문화정책과 부산시민의 역동적 참여가 어우러져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한 국제적 영화도시의 면모를 갖추었으며 비엔날레 전용 미술관인 현대미술관의 개관, 미술시장의 중심이 된 아트부산전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오는 전국 미술 애호가의 발걸음이 자연스러운 문화도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있다. 2010년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설립된 이후 지닌 10년이 넘는 기간 부산의 문화예술교육은 지역의 역사, 자연환경, 다양한 기관과(박물관, 영화의 전당, 미술관, 국립과학관, 교육청, 도서관, 복지관 등)의 협력 체계를 통한 프로그램의 개발, 융합형 교육자원 발굴을 통한 의미 있는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동안의 성과로 100곳이 넘는 문화예술교육단체가 생성되고 활동하고 있으며 300여 곳에 가까운 문화예술교육 공간을 구축했다.
2018부터 2022년까지 이행된 제1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대로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 실현과 지역기반 생태계를 구축하고 교육청과 협력한 학교문화예술교육과 다양한 수요자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자료화하였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2차 종합계획에서는 지역이 이끌고 일상에 스미는 어디서나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목표와 비전이 제시되었다. 부산시가 제시하는 15분 문화도시 정책과 맞물려 부산시민은 유아부터 노년까지 수요자 중심 프로그램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준비 중이다.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5년, 10년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효율성과 양적 성장의 방향성이 보이는 제2차 종합계획이 놓치기 쉬운 부분에 대한 점검과 대비이다.
최근 공고되고 심사 결과가 발표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2023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의 경우 과거 다양한 전문가 집단(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작가, 국공립미술관, 꼬마작곡가, 가족 오케스트라 -전문 연주단체, 박물관연계 프로그램- 박물관협회 등)과 연계한사업의 경우 차별성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여 사업비의 다양한 지원을 통한 강사비, 프로그램개발 비용등이 사업 진행 매개자 주최에 따라 차별화되었다. 문화예술교육 체감도 제고 정책에 따라 지원 구조 개편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사업이 프로그램의 특수성과 강사 체계와 상관없이 250여 개의 지원 프로그램이 2천만 원이라는 균등한 사업비와 균등한 강사비를 책정하여 진행하도록 통합했다. 이는 관리의효율성과 외연 확장에는 긍정적이나 사업의 다양한 접근과 매개자의 자율적 운영체계에서는 능동적 태도보다는 수동적 태도를 보일 우려가 있다고 생각된다.
문체부가 제시한 계획 목표 중 ‘누구나’와 ‘더 가까이’는 효과적이나 ‘더 깊게’는 다소 우려되는 지점이 된다. 10년 전 문화예술교육 초기의 기능 중심 교육, 단순 체험 교육, 지식 전달형 가르치는 교육의 편리성 교육이 다시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나타날까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양적 체계와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우리동네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실험실, 꿈다락토요학교로 구분되어 공모, 지원하며 사업의 성격에 따라 지원금도 차별화 되어있다.
수요자 맞춤형교육, 지역문화예술교육 자율성 강화, 입체적 고도화는 목표와 비전 제시만으로 쉽게도달되는 전략이 아니다. 세심한 세부 실천 전략과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인력의 직업인으로 사회적 대우와 지속적 참여를 위한 구조 마련이 되어야 한다. 부산에 유아문화예술교육 전문가가 몇 명이나 있을까? 노인들의 과거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장 퇴보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단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전문가는 몇 명이나 될까?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제2도시 부산은 이제 세계엑스포 유치를 통해 세계문화도시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뉴욕처럼 높은 빌딩뷰를 갖추었고 브록클린 다리보다 멋진 광안대교와 북항대교를 갖추고 있고 MOMA(뉴욕현대미술관)와 구겐하임 미술관의 퀄리티에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미술관들을 갖고 있다. 또한 영화도시 위상에 맞는 영화의 전당과 영화제도 가지고 있는 타시도민들이 부러워하는 문화도시 부산에 살고 있다.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진정한 선진국 형태로 완성하는 것은 교육적 세심함이라 생각한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2019년 가을 대대적 리모델링을 통해 재개관 했다. MoMA는 미술관이 보물 저장장소로 인식되던 90년 전 시각예술의 실험실을 만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면 "이번 확장은 단순히 공간을넓히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중심부에는 최첨단 설비와 음향설비를 갖춰 다양한 실험적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고 미술관 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교육 공간으로 변화했다. 미술관이 실험과 학습의 장소로 대중에게 열려 있다. 지금까지 다소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제는 모든 매체가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제 부산도 지금까지 갖춘 문화적 인프라 속에 교육적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는 다양한 주체들의 합의를 통해 동시대성을 갖춘 세심한 체계를 구축하고 지원하여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행복한 삶을 위한 여정을 돕는 활동이다. 즐기고 안전한 유아교육, 따뜻한 체험과 다양한 경험과 자신의 터전인 지역의 자연환경과 함께하는 초등교육, 질문과 호기심, 문제해결을 통한 자신 정체성을 발견하는 청소년교육, 새로운 도전과 함께하는 청년, 빠르게 바뀌는 동시대 감각을 일깨우고 쉼과 즐거움이 있는 40-50대의 교육, 위로와 안정적 평온함이 깃든 노년교육까지 부산시민의 삶이 문화가 삶 속에 깃든 평생 교육이 되도록 세심한 질문과 점검이 필요한 때이다.
학교 미술교사로 신학기 2학년 학생들이 신입생을 위한 ‘발칙한 상상으로 꾸미는 학교 공간’이라는수업 이 새로운 위로와 질문을 던진다.
새내기들 만나서 반가워. 요즘 어떻게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