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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페이퍼

[사람과 현장] 청년집담회 - 부산, 기회의 도시가 될 수 있는가

발행일2024-12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첨부파일

청년집담회

부산, 기회의 도시가 될 수 있는가

 

인터뷰이

1) 페레즈 카르바할 마리아 카밀라(Perez Carvajal Maria Camila, 직장인)
2) 주라에바 아이샤 타키르 키지(Djuraeva Aysha Takhir Kizi, 학부생)
3) 이소이(직장인)

 

인터뷰어

이소민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최근 부산은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청년들이 바라보는 부산의 매력과 기회, 개선점을 이야기해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청년 집담회에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국인과 지역 청년이 한자리에 모여, 부산에서의 경험을 나누고 청년의 시각에서 부산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자신들이 경험한 부산만의 특색 있는 문화와 도시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지원 방안에 대해 진솔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부산이 청년들에게 진정한 기회의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자기소개와 함께 부산에서 살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카밀라 저는 콜롬비아에서 온 카밀라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살다가 부산을 내려온 지 2년 정도 넘었습니다. 한국에서 제2의 도시인 부산은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강점이 큰 도시라고 생각해서 내려왔습니다.

소이 학부생 기간을 제외하고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현재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는 이소이라고 합니다. 서울처럼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는 않아도 그에 준하는 즐길거리는 모두 다 있는 부산이 좋아 살고 있으며, 공연기획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이샤입니다. 한국에 온 지는 1년 정도 되었으며, 부산에서 대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부산의 사투리 때문에 서울이 아닌 부산에 오게 됐습니다. 사투리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카밀라 저는 서울에서 직장과 집을 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산을 내려왔는데, 부산의 매력에 빠져 서울로 가기 싫어졌어요. 그래서 계약금 냈던 집까지 취소하면서 부산에서 다시 직장과 집을 구해 살고 있을 정도로 부산이 좋습니다. 공교롭게도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을 때마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부산이나 김해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었어요. 그들이 구사하는 사투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거칠지만 그 속에 더 따뜻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샤 부산 사투리라고 하면 대개 사람들이 화난 것 같다고들 하는데, 저는 오히려 따뜻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소이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정주민으로서 이렇게 부산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보면, 날 것 그 자체로의 진정한 대한민국을 보러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또 나날이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것에 뿌듯하기도 합니다.

 

부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

카밀라 감촌문화마을을 가보고 마음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 놓았지만, 실상은 피난민들이 살아온 아픈 터전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밥이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서도 역사를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음식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부산은 무엇이든 직접적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도시 자체가 인상 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샤 아까 처음 언급한 것과 중복되지만, 부산 사투리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부산의 유명하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직 발전하지 않았기에 부산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만 아는 로컬들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부산의 문화가 가장 좋았습니다.
소이 저는 부산사람으로서 외국인들에게 부산의 문화를 소개한다면 무엇이 좋을지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공연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부산 시립 국악 관현악단의 공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전통 국악, 퓨전 음악 등 다양하게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리고 남포동 용두산공원 인근을 추천하고 싶은데, 전쟁 시기 때부터 켜켜이 쌓아온 세월이 흔적이 다 묻어 있습니다. 근처에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이라고 있는데, 부산의 짧은 역사를 다 살펴볼 수 있고, 과거 한국은행 건물을 개조했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습니다. 산복도로의 색색깔 집들도 매력적입니다. 추천드리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하. 가마솥에 튀기는 통닭을 시장에서 사오면 더 맛있으며, 부산에서 광안리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공연, 금정산성 축제 등 부산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도 매우 다양하고 많습니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청년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는가.

카밀라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보는 시각이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현재 2년 넘게 살고 있는데,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은 부산국제교류재단(부산광역시 글로벌 도시재단)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취업 관련 정보, 컨설팅, 네트워킹 등 모든 것이 이뤄진 곳입니다. 사실 서울은 이것보다 더 촘촘하게 잘 되어 있는데, 부산에서는 이곳이 유일하게 외국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문제 해결과 동시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아이샤 서울에서 외국인 봉사활동을 참여한 적이 있는데, 서울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열려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부산은 아직까지 많이 닫혀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 빗대어 청년들을 위한 기회도 부산이 서울에 비해 많지 않지만, 앞으로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밀라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비자 문제가 매우 중요한데, 부산은 ‘지역특화형 비자’를 통해 취업 조건을 충족하면 장기 체류가 가능한 거주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이 부산에서 활동하며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다만, 비자 조건이 다소 제한적이라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거주지와 직장이 한 지역에 있어야 하는 조건이 있어, 이를 조금 더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부산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소이 저는 아직 기간제로서 근무하며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보니, 일자리와 관련된 기회 측면에서는 아직 아쉬움이 많은 부산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번 가을에만 봐도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등 동시에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는 점에선 즐길거리나 먹을거리 등은 수도권 못지 않게 잘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바다도 보고, 부산에서 한달살기 할 정도로 거주비용도 서울만큼 힘들지 않아 오히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정책이슈페이퍼 24호에 러브소피 대표님이 “서울에 비해 도전하기 참 좋은 곳”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서울은 없는게 없고, 작은 아이디어 가지고 경쟁하는 반면 부산은 아무래도 서울보다 뭐든지 늦고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도전하기에는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창업 지원도 잘 되어 있고, 자소서 첨삭도 해주는 제도도 있고 뭔가 뒷받침을 해주는 것은 잘되어 있지만, 정작 ‘일자리’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고 힘듭니다.

카밀라 저도 소이님 말에 매우 동감합니다. 서울은 나라는 존재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경쟁이 매우 심한데, 부산은 주거비용도 서울에 비해 높지 않고, 먹고, 즐길거리가 다 갖춰져 있고, 바다보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서 워라밸을 즐기기에 딱 좋은 도시입니다.
또 다른 예로 서울에서 일자리 구하려고 면접보면 너가 잘해야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부산은 우리 함께 성장해 나가보자 라는 느낌이 저를 부산으로 오게 만들었던 가장 강력한 한 방이었던 것 같아요.

 

부산에서 청년들이 계속 머무르고 활동하며 살아가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아울러 부산에서의 향후 계획은.

카밀라 향후 계획이라 하면, 외국인이기에 장기적인 계획을 갖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단 몇 년간의 계획을 묻는다면, 일단은 부산을 온전히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외국인을 포함한 청년들이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살아가게 지원할 가장 1순위는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의 경우, 한국에서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 남아서 일자리를 구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요. 오로지 부산국제교류재단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데, 외국인들을 위한 시스템이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가령 자격증도 어떤 자격증을 어떻게 취득해야 하는지, 외국인들을 구하는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아이샤 저는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입장에서 필요한 제도가 무엇일지 먼저 고민하게 되는데, 그 지점에서는 한국어를 부산에서도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무엇이든 도전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소이 저는 부산에서 계속 살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일자리 문제로 직결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울경 메가시티가 왕왕 들렸는데, 어느 순간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부산에 살면, 부산 안에서만 일자리를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이 드는데 사실 메가시티가 형성된다면 내가 어디에 사는 곳이 어디든 울산 및 경남 등의 지역으로 연계해서 뻗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부산의 청년 유출에 대한 문제만 지적하는데, 부산에 남아 살고 싶어하는 청년들도 매우 많습니다. 이 지점을 잘 파악하시고, 먹고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아가 내 노후에 대한 미래를 그려보았을 때, 이 도시에서 살아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집담회를 통해 청년들이 바라보는 부산의 모습과 그들이 느끼는 기회와 아쉬움들을 함께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부산이 청년들에게 더욱 매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이 부산에서 꿈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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