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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술인 고용보험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발행일2020-06-15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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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고용보험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김지영(한국예술인복지재단 경영지원팀장)

 

 

전국민 고용보험의 시대, 그리고 예술인

 

지난 510,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라고 밝혔다. 다음 날인 11,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예술인의 고용안정 보장을 담은 고용보험법개정안이 통과되었고,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20일에는 이 법안이 통과되었다. 불과 열흘 남짓한 시간에 16개월 이상 계류되어 있던 법안이 고용 위기 시대라는 급물살을 타고 통과되면서, <예술인 고용보험>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본 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①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예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중 문화예술 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예술인으로 규정(안 제77조의 2 신설), 예술인인 피보험자에 대한 구직급여 요건을 규정(안 제77조의 3 신설), 예술인인 피보험자가 출산 또는 유산사산을 이유로 노무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출산 전후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안 제77조의 4 신설)하는 내용을 주요하게 담고 있다. 시행령에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도록 하고 있지만, 정부는 연내에 예술인 고용보험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예술인의 구직 급여 요건(안 제77조의 3)

 

  • 이전 24개월 동안의 피보험 단위기간이 통산하여 9개월 이상일 것
  • 또는 노무제공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것
  • 이직할 당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소득감소로 인하여 이직하였다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인 인정하는 경우에 수급자격 인정
  • 이전 24개월 중 3개월 이상을 예술인인 피보험자로 피보험자격을 유지할 것
  •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

단기 예술인(계약의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사람)의 경우에는 1) 수급자격의 인정 신청일 이전 1개월 동안의 노무제공일 수가 10일 미만이거나 수급자격 인정신청일 이전 14일간 연속하여 노무제공 내역이 없을 것, 2) 최종 이직일 이전 24개월 동안의 피보험단위기간 중 다른 사업에서 제58조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로 이직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보험 단위기간 중 90일 이상을 단기 예술인으로 종사하였을 것.

 

예술인 고용보험 도입에 당면한 문제들

 

그러나, 예술인 창작 활동, 노동의 특성상 그 대상을 모든 예술활동을 하는 이들을 포괄하기에는 아직 짚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우선 예술인에 대한 정의를 예술인 복지법2조에 따른 예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중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77조의2)으로 정하고 있는데, 시행령에 예술인의 정의 일부를 담도록 되어 있어서 시행령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예술인 고용보험은 기존 제도에서 담지 못했던 계층에 대한 포괄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상징적이고 선언적이지만 고용보험 가입과 실업보험의 혜택은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에 한정되기 때문에 여전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예술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남기고 있다.

 

더 세부적으로는 불규칙적이고 단속적인 예술활동의 특성상 문화예술 용역의 범위와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제법 필요한 상황이다. 타 분야에 비해 영화는 비교적 계약 체결 문화가 정착된 장르라고 할 수 있고, 공연분야도 제약이 있긴 하지만 계약 체결 문화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장르의 특성상 계약 체결의 범위와 기준이 모호한 경우도 많다. 예술인들은 작품을 준비하는 창작 과정 또한 계약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실제 사업주들 또한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용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결국 예술인들에게 고용보험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계약 관행의 개선과 계약에 포괄하는 노동의 범위 인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둘 이상의 사업에서 동시에 근로계약을 맺거나 문화예술 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도록(77조의 2 5) 하고 있다는 점도 아직까지 예술인 고용보험이 풀어야 할 숙제들로 여전히 남아 있다.

 

예술인 기본소득

 

코로나 19라는 사회적 재난은 우리 사회가 취약했던 부분들에 눈을 돌리게 했다.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안정된 노동 환경 밖에 있거나 또는 사회보험제도의 보호를 받는다 하더라도 취약했던 분야부터 실업이 발생하고 위기에 몰렸다.

 

코로나 19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공모사업들도 지연되면서 예술인들은 가장 앞서서 위협을 받았다. 지난 2,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예술인과 현장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예술인들은 일자리를 잃고, 무대를 잃고, 관객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타개책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을 발표한 직후 마련된 5월 간담회에서도 예술인들이 지원대상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검토했지만 요건을 특정하기가 어려워 포괄적인 범위 내에서 자격인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두 간담회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목소리는 소득을 증빙하는 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소득증빙 기준의 폭이 넓어야 한다는 것과 예술 창작과정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다만, 두 간담회를 통해 한 번 더 확인한 안타까운 점은 미술이나 문학 등 순수 창작 예술분야는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환경 상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었다.

 

예술인들에게 실직상태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창작의 과정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예술인들에게 고용보험이 아닌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창작활동이 노동이 되고, 예술 노동이 좋은 일자리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고 보편적 기본소득이 예술 노동을 인정하는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전의 방식으로 대해서는 안될 테니까 말이다.

김지영, 문화정책이슈페이퍼, 부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