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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예술 활동의 위기와 예술인 권익센터

발행일2020-08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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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활동의 위기와 예술인 권익센터

 

차재근(문화소통단체 숨 대표)

 

예술은 사회의 악을 걸러 주는 거름망이다.”

예술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은 다양하다. 어려운 이를 위한 목소리, 부조리함에 대항하는 몸부림 등, 예술이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이런 역할을 하는 예술가들이 지금은 곤경에 빠져 있다.

 

작업실을 운영하는 작가, 미술인, 연습실을 운영하는 무용인, 연극인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개인이든 단체든 자신들이 작업을 하는 공간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데 수입이 전무한 상태에서 작업실 임대료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고사 직전에 이르고 있다.

예술인의 수입은 전시나 공연, 축제, 문화예술교육 등에서 초청이나 판매, 교육을 할 때 발생하는 수입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술인들의 활동이 줄어드는 정도가 아닌 경제적인 수입 또한 전무한 상태로 모든 활동을 접고 경제적 지출을 최소화하는 은둔 생활을 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 실태조사에서는 개인 예술 활동 수입 평균 1,281만 원 개인 수입 1,200만 원 미만인 예술인들이 72.7%라고 발표했다.

위 내용대로라면 동사무소에서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 등록을 통해 정부에서 보장하는 국가 보장 제도에서 사회복지, 주거, 교육, 의료, 긴급 지원 등 많은 부분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가난함을 스스로 증명하는 일이 예술가들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반 시민들과는 다르게 사회 정보에 밝지 않은 예술인들은 생활의 어려움이 있을 때 정부나 지자체, 주변 기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실조차도 모른 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는 예술인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실적 어려움을 다른 일에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조차도 어려운 실정이 되니 정부의 지원이 무엇인지 알고 시민으로서 당당히 요구해야 될 시기가 온 것이다.

 

사회 주변을 둘러보면 다른 분야인 노동, 장애인, 여성 등 사회 분야에는 분야별 권익, 인권센터 등이 있어 사회생활 또는 직장, 가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면 도와주고 해결해 주는 기관 또는 민간 기관들이 오랜 기간 존재해왔는데 유독 예술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도움도 받을 만한 기관이나 기구가 없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집을 구하는 일에서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들에 부딪치게 된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그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다.

 

지난 622일 부산예술인 권익센터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공공에서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부산광역시 행정 연구회 사회복지사, 민간의 사회복지협의회, 부산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변호사, 변리사, 노무사, 경찰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부산예술인 권익센터는 예술가들이 힘들 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곳으로 예술인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때 힘이 되어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센터가 만들어 지고 나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그중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받는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끊어버리는 것이 처음에서 황당한 생각도 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동안 예술가들이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곳이 없었는가가 드러나는 것이다.

어쩌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예술은 항상 예술만의 언어로 불특정 다수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고 사회의 아픔을 함께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예술인 자신들에게는 너무나 옹색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을까. “아픈 것은 소문을 내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이제는 예술인들도 자존심을 세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려움과 아픔을 나누고 이야기할 때이다.

부산문화재단, 문화정책, 차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