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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무도 대신 이야기해주지 않는 우리들의 이야기

발행일2024-03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아무도 대신
이야기해주지 않는
우리들의 이야기

장혜원
하트인부산 발행인

 

   부산에 사는 청년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모두가 동일한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취업 문제를 바로 떠올릴 것이다. 살기 위해 살고 있던 고향을 떠나려는 청년들. 필자도 부산에 사는 청년으로
20대 때부터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생부터였다. 당시 주변에는 전문대를 가더라
도 무조건 인서울은 해야한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20대가 되니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 나는 지인이 늘었고, 언제든 떠나려 했다. 필자가 로컬 잡지를 기획하게 되었던 출발점도 여기에있다. 하나 둘 꿈과 직장을 찾아 부산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청년인 우리가 부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각자 가진 재능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하트인부산>을 제작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 보면 애정이 깊어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등의 선순환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부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겠구나, 부산에 대해 더 잘 알고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부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더 나은 부산을 위해 마음 쓰지 않을까. 부산에서 활동하는 여러 문화인을 만나고 로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알리는 역할의 매체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잡지를 선택했고 2017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19권의 잡지를 발행했다.


   잡지를 택했던 이유는 다양한데 가장 큰 이유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 그리고 오랫동안 인쇄물로 기록이 보존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청년들이 전하고,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어 ‘부산 지역의 활성화와 아카이빙’이라는 나름의 소명을 가지고 실물 제작을 도전한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한 권으로 담아내 청년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하는 계기가 되는 좋은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에도 너무나 많은 로컬크리에이터가 있고, 꾸준히 자신의 분야를 발전, 확장해 오고 계신분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조금만 알아본다면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원 제도들도 있다. 많은 청년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꾸준히 낮추는 작업은 해야겠지만, 없어서라기보다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누군가는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해 둬야 할 이야기들을 부족하게나마 책으로 엮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특히 청년들이 알아갔으면 한다. 로컬을 잘 아는 만큼, 로컬에서의 경쟁력이 생긴다. 문화와 예술이, 사람과 사람이 로컬 잡지를 통해 지속적인 연결로 네트워크 생성 및 활동 영역 확장이라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휴간된 상태이지만 로컬 잡지를 기반으로 형성된 네트워크와 확장된 콘텐츠로 문화는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전국에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로컬 잡지를 제작하고 있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와 청년이 만나 시너지를
   부산에서 청년과 지자체가 힘을 모아 만든 로컬 잡지가 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청에서 청년 문화기획자 양성 프로젝트인 ‘2023년 금정 청년 러스틱 드림 사업 금정띵작’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 매거진 제작 프로젝트이다. 이는 청년 인구 소멸 지역으로 금정구가 선정되면서 지방 소멸대응기금 사업을 청년 양성에 투자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을 통해 22명의 청년 문화기획자가 탄생하게 되었다. <슬금 탐구(슬기로운 금정 탐구생활)>는 진행했던 문화기획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만들면서 있었던 고군분투기를 인터뷰로 담아낸 한 권의 특별편이다. 잡지에는 14개의 프로젝트가 소개되고, 문화기획을 하며 배우거나 성장하게 된 포인트가 담겨있다. 잡지를 기획한 박희수, 정은진 기획자는 <슬금 탐구>를 통해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도움을 받고, 청년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보며 용기를 얻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자극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또한 그녀들은 휘발될 수 있는 것을 기록으로 남겨 향후에도 도움이 되고, 잡지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더 나아가 온라인 발행 등 다양한 콘텐츠도 지역 내에서 좋은 에너지들이 환류 되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로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고창 청년들이 만든 <시고르자브지>는 고창청년벤처스 청년들로 시작된 로컬 잡지이다. 조은
진 기획자는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잡지를 통해 시골에 정착한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개선하고 싶었다고 한다. 2022년 6월 온라인 창간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18회 발행하였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종이잡지로 2023년 6월부터 2024
년 1월까지 11회 발행했다. 시골에는 도시 못지않게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이 많다. 그는 그 청년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위해 잡지라는 매체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역에 정착한 청년들을 제대로 소개해 주고, 지역과 세대를 넘어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목표를 세워 하나씩 달성해가고 있다. 보통 언론에서는 귀촌 성공사례, 유유자적한 인생만 부각해 소개를 하니 시골의 청년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 <시고르자브지>는 청년의 치열한 삶의 목표를 사회적인 성공에만 두지않는다. 대신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는 과정이나 실패를 극복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청년의 모습들은 올해를 시작으로 잡지의 글에서 나와 오프라인 공간에 펼쳐진다. 앞으로 <시고르자브지>는 ‘배꽃 피크닉(4월)’, ‘미식 다이닝(10월)’ 등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내가 사는 로컬 알리기
   2013년 12월 전남대학교 대학생 2명이 모여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알릴 수 있는 프로젝트
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아따 광주랑께?>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멤버였던 김주영 기획자는
SNS를 통해 카드 뉴스로 주로 소식을 알리다가 여행 그리고 젊은 세대가 바라보는 로컬을 다양한 연령대가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광주(光=빛나는, shine 州=고을, village)라는 뜻의 <샤인 빌리지>라는 로컬 잡지를 2020년 4권 발행하였다. 대학생 에디터들과 함께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광주를 다양한 주제로 담아내었고, 각 장소를 즐길 수 있는 요소에 주목하여 깊이 있는 내용을 다뤘다. 발행인 김주영씨는 로컬에서 많은 사람이 지역을 더 알고 사랑하도록 잡지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나는 중이다.

Youth X Art X Magazine
   2021년, 서울경기 청년들이 모여 'Youth Art Magazine' 명칭의 메일링 서비스로 시작한<Dear.A>는 친애하는(Dear) 모두에게 청년 예술가의 예술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디어에이 제작자들은 잡지라는 매체가 '관심 분야 입문의 통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의작품, 예술관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의 역할로 웹 매거진, 지류 매거진을 선택한 것이다. 그들은 <Dear.A>를 통해 예술에 대한 장벽을 낮추어 많은 청년이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청년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예술에 대한 청년들의 시각을 콘텐츠에 담아 그들의 목소리가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하트인부산, 로컬잡지, 부산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