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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현장] 부산의 로컬크리에이터

발행일2024-04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부산의
로컬크리에이터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창업가 강희재 대표와
무용가 이언주 대표를 만나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내용과 이유,
그리고 청년유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담자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이소민 연구원

 

자신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달라.
희재 ‘ 러브쏘피 드로잉 스튜디오’에서는 가지
고 온 사진을 모니터 위에서 그리면서 그
추억을 다시 상기시키고, 다 그린 그림을
휴대폰 케이스, 이어폰 케이스, 액자 등
30~40개의 종류 중 하나의 굿즈로 제작
한다.
언주 현대무용단 '자유'는 공연을 위주로 활동
한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에 신청하고 지원받아 공연을 이
어나가고 있다. 나아가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등 다양
한 스펙트럼으로 활동하고자 노력하는 무
용수들이 모여있는 단체이다.
어떤 계기로 활동/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희재 외국어와 관련된 회사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화된 무급
휴가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회사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했다. 학부에서는 미술을 전
공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진로가 미술로

 

옮겨가게 됐다. 그렇다고 바로 미술 관련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퇴사를 하
고 1년 정도 쉬면서 아이패드로 꾸준히 그
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을
SNS에 공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 핸
드메이드 페어’에서 작가 참여 제안을 해
왔고, 그 기회 덕분에 사람들과 직접 소통
하며 반응을 살필 수 있다. 이를 계기로 혼
자 그림을 그리기보다 사람들과 함께 그
릴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생각했고, 창업
을 결심했다.
언주 사촌 언니가 부산대학교에서 무용을 전
공하는 것을 보면서 컸다. 그 영향으로 진
로에 대한 고민없이, 자연스럽게 무용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사촌 언니가 있었던
부산대 무용과 그리고 현대무용단 ‘자유’
에 나 역시 언니의 길을 그대로 따라 들
어왔고, 지금은 무용단 대표직까지 맡게
되었다.

활동 및 창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어떠
한 노력을 해 왔는가?
희재 공부를 정말 많이 한다. 회사 생활을 할
당시에는 주어진 일을 해내면 됐지만, 사
업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알아야 할 것이 많다. 그래서 실용서 위주
의 책을 많이 읽고, 잘 운영되고 있는 공간
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분석도 한다. 사례
는 미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공방을 대상으로 삼는다.
언주 창업과 달리 이러한 무용단 활동의 경우,
아무리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경제적으
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레슨을 하
는 등 자체적으로 수익을 만들어 지속성
을 유지해 왔다. 무용단의 대표가 된 이후,
생계가 어려워 무용을 그만두는 후배들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에 대표로서
더욱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
다. 대개 지원금은 대관료, 무대 감독비,
조명비, 의상비 등 지출할 곳이 많다. 그
러나 내가 더 발로 뛴다면 이러한 비용을
줄여 무용수들의 페이를 더 챙겨줄 수 있
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더 많은 사업을 하
는 등 다각도에서 노력하고 있다.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언주 어렸을 때부터 무용단에서 수많은 컴피티
션에 참가했지만, 대표가 된 이후에는 다
양한 활동을 위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컴
피티션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던 중에 부
산무용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전국 무
용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의 값진 성
과를 얻을 수 있었다.
희재 부산이라는 지역으로 여행을 올 때, 대체
로 가는 곳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 공방을 많
이 찾아주신다. 그 이유 중에 하나를 듣기
로, 부산에서의 여행을 굿즈라는 결과물
로 남길 수 있게 되어 인상 깊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기에 타지에서 많은 분
  들이 공방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성
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부산 지역에서의 활동/창업 장단점에 대한 의
견이 궁금하다.
언주 장단점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고 생각한다. 장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산도 지원정책이 늘어났다는 것이며,
단점은 그 지원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
이다. 무용관련 컴피티션 중 부산무용제
가 부산 지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액은 타 지역에 비해 가
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부산에서의 활
동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
희재 부산에서는 이러한 공방을 창업하여 운
영하는 문화예술인이 수도권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한 장벽이 낮다
고 생각한다. 물론 한다고 다 잘되는 것
은 아니다. 반면 문화생활을 누릴 곳이 많
지 않아, 타지역에서 문화생활을 누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공방을 찾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활동 기회 측면에서 수도권 집중이 여전하다고
보는가?
희재 그렇다고 본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서 너
무 당연하게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
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기회를 부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부
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점도 있다.
언주 저 또한 그렇다고 본다.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과거에 비해 부산에서의
지원도 다양해지는 등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산에서 도전할 기회가
더 열렸다고 생각한다.
  현재 활동/취업 관련 지원정책의 한계 및 장점
에 대한 의견은?
희재 문화예술과 관련된 지원금만큼이나 관광
분야에서 받은 지원금도 많다. 이렇듯 다
양한 분야에서 청년 및 창업 등 다양한 정
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이다. 그렇기에 도전할 수 있는 지원들이
많아서 더욱 동기부여도 된다. 그리고 한
계라기보다 추가로 있었으면 하는 것은 ‘
네트워킹’이다. 인근 사장님들과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같이 상권을 살리면 좋겠
다는 취지에서 전리단길 도장깨기를 자
체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함께 정보도 공
유할 수 있는 네트워킹 시스템이 구축된
다면 좋을 것 같다.
언주 공연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가 잘 구축되
어 있어서 그 지원금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반면에 정책의 한계라면
중복 수혜 불가능, 나이 및 지역 제한 등
이 있다. 가령 중복 수혜의 경우, 우수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으면, 다
원예술 사업에 지원할 수 없는 등 중복하
여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지역 제한
의 경우, 공고에 부산 거주자만 해당이라
고 되어 있는데, 무용수 중에 개인적 이유
로 주소는 타지역으로 되어 있으나 부산
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경우 지원할 수
없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 무용수들에게
는 다양한 공연의 기회가 열려 있어서 질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것을 가장 우선으
로 여기기 때문에 여러 지원정책에 의존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원의 규모와
범위에 있어서 유연한 정책이 절실하다.
최근 부산 지역에서의 청년유출이 심화되고 있
는데 이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언주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일단 순수 무
용학과는 부산대학교만 남아 있다. 동아
대, 신라대 등 거의 폐과됐다. 그리고 무
용과를 졸업한 이들이 수도권으로 가거
나, 생계문제로 무용을 그만두는 이들을
볼 때, 내가 더 많이 이끌어줘야 할 것 같
은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수도권으로 옮겨 간 친구들을 시간이 지
나 다시 만나면, 더 다양한 기회를 잡아
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에 대견하
기도 하고, 부러운 마음이 함께 든다. 젊
은 계층들이 젊은 감각으로 다양한 시도
들을 해줘야 부산 지역의 무용계가 굴러
갈 수 있는데, 아쉬움 마음이 한가득이다.
희재 저 또한 최근의 큰 이슈이며, 심각한 사안
이라고 본다. 대표의 입장에서 채용을 하
려고 보니, 여러 문제들을 마주하게 됐다.
특히 함께 커가기 위해 문화예술 관련 학
과를 졸업한 분들을 채용하여 일을 알려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점을 배워서 수
도권으로 떠난다. 이렇듯 함께 커갈 수 있
는 인재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라
고 보는가?
희재 양질의 일자리와 채용 정책, 문화 환경 등
의 보완이 필요하다. 청년이 살기 좋은 도
시 조성에 대해 부산시가 고민해주길 바
란다. 가령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의 경
우, 지원 수준과 기간, 청년의 범위 등을
더욱 촘촘하게 보완해 기업과 청년이 함
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 생
각한다.
언주 지원금에서 댄서비용을 책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생계가 안
정적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주길
바란다. 가령 현대무용에서 정기적으로
무용수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대구
시립무용단과 서울에 있는 국립현대무용
단뿐이다. 또한 수도권으로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차라리 수도권과 협업할 수 있
는 기회, 나아가 외국과의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면 한다.
부산시의 예술인으로서 문화 예술계에 있어 바
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언주 현재 활동하고 있는 혹은 활동을 희망하
는 무용수들의 커뮤니티가 마련되면 좋
을 것 같다. 상호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서로가 만들
어 자립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
으면 한다.
희재 앞서 지원정책의 한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문화향유 및 기회 등의 수도권 집중
을 지역으로 분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주길 바란다. 또한 창업이 집에서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에서 시작되었듯
청년들이 작은 도전이라도 할 수 있는 여
건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희재 정말 큰 포부가 있다. 바로 ‘문화예술학교’
를 짓는 것이다. 지역을 비롯해 여러 환
경에 의해 문화예술에 소외된 이들을 위
한 학교를 짓고 싶다는 아주 크고도 멋있
는 포부이다.
언주 매년 정기 공연을 반드시 하려고 계획하
고 있으며, 이제 무용을 시작하는 단계의
무용수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
고자 여러 지원사업에 도전해 보려고 한
다.
• 강희재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학부에서 미
술을 전공했다. 전공을 살려, 현재 부산진구에서
‘러브쏘피 드로잉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 이언주는 부산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
으며, 현재 현대무용단 ‘자유’에서 대표로 활동
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와
채용 정책, 문화 환경 등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 조성에 대해
부산시가 고민해주길
바란다.”

부산의 로컬크리에이터, 청년유출, 부산 지원정책의 한계 및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