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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부울경 문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안" -생활문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

발행일2022-04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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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문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안" -생활문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


신미영(구포이음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무국장)

 

# 들어가며
 부산 도시의 마을활동가로서 생활문화하면 떠오르는 곳이 목욕탕, 미용실, 골목점포, 근린공원이다. 오래된 동네의 목욕탕과 미용실은 온갖 정보와 유행이 유포, 회자되는 곳이다. 패션소품에서 건강ㆍ미용식품까지 유통되기도 하고 개인과 개인 네트워크에서 얻은 경험담이 확고한 사실로서 확산되는 장소이다. 선출직 공무원들이 미용실과 목욕탕의 여론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최근 도시재생, 문화예술정책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리빙랩(Living Lab.)*이 유행하고 있다. 서구에서 들어 온 리빙랩 생활 공간속의 실험실이란 뜻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가리킨다. 개발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으로 리빙랩으로 지정된 지역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 모두가 실험 참여자이자 해법을 찾아내야하는 주체다

 

(Living Lab.)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목욕탕, 이용원, 미용실, 골목 수퍼(부식까지 취급하는 골목의 점포)는 이런 기능을 넣기에 딱 적합한 곳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런 생활문화 속 리빙랩이 위축되었지만 일상회복으로 가면 활발하게 본래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작은 생활문화공동체로서 동네의 10년 이상 된 미용실, 이용원, 목욕탕, 골목점포, 근린 공원을 주목하자.

 

# 일상 속 생활문화공동체에 주목하자
 오래된 동네, 쇠퇴한 마을에서 10년 이상 활동하며 매스컴이 반영하는 트랜트와는 결이 다른 중장년층의 유행을 이런 장소에서 발견한다. SNS에 기반한 빅데이타에 포착되지 않는 실물의 세계가 바로 이런 장소들이다. 살아있는 이야기가 여과 없이 오고가는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자연스러 타인의 삶을 엿들을 수 있는 곳이다. 생활문화 정책이 이런 생생한 장소에서 출발하면 어떨까하고 상상해본다. 구글(Google)에서 생활문화를 검색하면 약 144,000,000개(0.42초)가 뜬다. 그 첫줄에 생활문화를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역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으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생활문화라 하면 취미활동을 떠 올리는 데 문화라는 것이 넓은 의미에서 우리 삶의 총화이다. 일상생활속의 생활문화를 들여다봐야한다.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층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생활문화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시민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생활예술을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생활문화를 스스럼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문화예술 활동지원과 환경조성을 위해 전국의 문화재단이 노력하고 있다. 도시특성과 다양한 시민, 다양한 삶에 기초한 생활문화활성화, 생활문화시설 활성화지원, 생활밀착문화예술활동지원, 일상문화탐색지원, 생활문화정책연구 그리고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사업 등이 그것이다. 

 

더 이상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까라고 생각될 만큼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그런데 문화접근성이 낮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중장년층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듯하다. 찾아오지 않는 그들 속으로 들어가서 듣고 듣고 또 듣고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생활문화정책을 담아내었으면 한다. 이미 주민들은 일상에서 작지만 다양한 생활문화공동체를 잘 꾸리고 있다, 다만 그것을 생활문화공동체라고 명명하지 않았을 뿐이다. 문화기획자와 정책기안자들은 이 곳에 주목할 것을 권유한다.

 

#지워진 세대, 50+남성군을 위한 생활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생활문화는 개별성, 지역성, 특이성을 가진다. 개인적이고 소비 중심적인 생활문화를 극복하고 생활문화에 지역성이라는 미세한 숨결과 공공성의 가치를 불어 넣는 매개체로서 문화예술교육을 정의한다면 은퇴한 50+세대 남성군에 대한 할당이 모자란다. 이들이 생활문화정책안에 포착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산업화의 역군으로 개인의 삶을 통째로 직장에 쏟아 붓고 거의 껍데기가 되어 은퇴했다. 물론 이들 가운데 은퇴 후 삶을 미리 준비한 지혜로운 그룹이지만 태반은 그냥 때가 되어 현직에서 물러났다. 노후준비는 경제적인 요소만큼이나 문화적인 측면이 중요하다. 삶의 만족도는 문화적인 요소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지역사회와 다양한 관계를 형성해 온 여성들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잘 열어가고 있다. 반면 사회적 관계에 취약한 ‘삼식이’가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이들은 지역문화재단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들 가운데 특히 경제적으로 노후준비가 충분하지 않는 층에 대한 생활문화지원 정책은 절실하다.

 

 이들이 사회와 국가가 부여한 역할에서 놓여나 제2의 인생을 스스로가 선택한 개인의 취향에 기준한 새로운 역할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들의 다수는 가정내에서 설 자리가 없고, 정서적 심리적으로 병들어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들이 자신의 직면한 문제를 모르고 있고,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술 문화로 대변되는 은퇴한 50+세대에게 그들이 까맣게 있고 있던 자신의 특징과 욕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도권에서 이미 10여전부터 기초단위 50+센터를 중심으로 이 일을 해오고 있으나 부산은 5년 전 부터 움직이고 있다. 부울경메가시티 문화공동체 차원에서 이 부분은 더욱 고민해야 한다.

 

#부울경메가시티의 관점에서 보면 생활문화는 더 다양하고 풍부해진다
 2021년 지역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한 생활문화 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공고문을 보면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사업은 생활문화를 공유하는 생활권 단위 공동체 확산을 통해 지역에서 관계망을 형성하고, 개인의 지역사회 참여 확대를 통해 삶의 문화적?사회적 가치 발견하고 확산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일상 속 관계의 문화를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는 공동체들의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관점에서 생활권 단위를 나눈다면 현재의 행정구역과 달리 확장된 생활권 단위가 정해질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하나의 생활단위임에도 행정구역에 의해 구분되어 나타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 경계를 물고 있는 부산시와 김해시, 양산시, 울산시는 현재의 행정경계를 넘어서 해양문화권과 낙동강문화권 등 오랜 역사 속에서 하나의 생활권으로 이뤄 낸 풍부한 문화자원을 토양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부울경메가시티는 다양한 생태환경, 기후위기, 문화다양성 등의 가치를 실천하는 거점으로서 하여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나가며
 부울경을 한 덩어리의 지역 단위로 하여 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하면 지역의 고유성과 특이성을 가진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부울경메가시티는 확장된 생활문화단위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문화재단, 개인과 사회, 그리고 이웃 도시까지 아우르는 확장된 미션과 함께 특히 사람과 사람을 엮고 매개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쪼개고 묶는 게 가능할 것이다. 생활문화에서 강조하는 일상성, 접근성, 지속성, 자발성이 부울경메가시티로 확장되면 더 살아날 것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행복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웃과 서로 관계하고 활동하며 배우고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전통적인 삶의 터전, 작은 생활문화공동체에 주목할 때 제대로 빛을 발할 것이다.

 

생활 공간속의 실험실이란 뜻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가리킨다. 개발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으로 리빙랩으로 지정된 지역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 모두가 실험 참여자이자 해법을 찾아내야하는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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