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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CT기술로 연대하는 부울경 문화공동체

발행일2022-04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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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기술로 연대하는 부울경 문화공동체

 

김덕은(징검다리커뮤니케이션 대표)

 

ICT 기술로 연대하는 부울경 문화공동체!

어떤 분은 문화까지도 기술이 점령한다고 불쾌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린 이미 SNS를 통해 다른 이들과 연대하고 내 행사를 알리며, 심지어 미술가들은 디지털 아트로 본인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는 이미 그 세계에 속해 있으며 누군가는 거기서 무궁무진한 창조성을 발견하고 있다.

 

필자는 대학 졸업 후 약 10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종사해 왔다. 그러다 2015년부터 개인적 바람으로 ICT 기술을 문화예술 분야에 접목하는 시도를 해왔다. 2017년부터는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그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문화예술과 ICT이라는 주제로 고민을 해왔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이를 통해 본 ICT기술과 문화예술의 결합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문화공동체를 추진하는데도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개인적으로 문화의 세 가지 주체를 꼽는다면 사람’, ‘공간’,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문화에서 활동은 주로 이벤트-행사로 나타난다. 공연, 전시, 축제, 체험, 강연, 포럼 등이다. 이런 문화 활동 정보 즉, 행사정보를 공유한다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행사정보를 알면 그 행사에 관련된 사람(단체), 공간정보는 자연스레 알게 된다. ··경 지역의 행사정보를 모니터링 해보면 부··경 지역에 어떤 문화 활동가(단체)가 있고 어떤 공간이 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연대하고 싶은 단체를 찾을 수도 있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활동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활동 정보는 문화기획자에게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드러내고 공유하고 연대하는 것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에 드러내고 공유하는 것에 가장 특화된 것이 ICT 기술이다.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부··경 지역의 문화행사 정보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다면, 연대할 수 있는 부··경 지역의 문화단체를 찾기도 쉬워지고 활용할 수 있는 부··경 지역의 문화공간을 찾기도 쉬워진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부산의 지역 행사정보를 공유하는 앱이나 웹사이틀 만들려는 시도는 몇 번 있었지만, 아직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는 서비스는 마땅히 없다. 지역 콘텐츠를 다루는 SNS 채널들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SNS는 지역성이 아니라 관계성이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지역의 관점에서 행사정보를 찾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경 문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부··경의 문화행사정보를 공유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민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앱이나 웹 같은 ICT 기술은 대중의 피드백을 먹고 점점 진화하는 생물 같은 것이다. 정해진 기간에 용역비만 받고 끝내는 공공사업방식의 추진 보다는 오랜 기간 애정을 가지고 꾸준하게 추진할 수 있는 민간기업이나 단체가 이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공공은 이런 민간기업?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적극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공간에 대해서 살펴보자.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만나고 여기서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간은 문화공동체 형성에 있어 가장 초석이 되는 요소이다.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많을수록 전체 공동체를 구성하는 단위 공동체의 숫자도 늘어날 수 있다.

 

공간도 우선은 드러내고 공유해야 한다. ,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도 앞서 언급했듯이 앱이나 웹 같은 ICT 기술이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에는 내 근처의 공간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목적에 맞는 공간정보를 손쉽게 찾고 예약할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은 부··경 지역의 공간정보가 수도권 대비 그리 많이 수집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 3D VR 공간으로 복제해주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실 속 실제 공간을 3차원 촬영하여 디지털 쌍둥이 공간으로 만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의 기술들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오프라인 공간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공간을 걸어보고 둘러볼 수 있다. 심지어 원하는 부분의 치수도 잴 수 있고 의자, 테이블, 현수막, 무대를 가상으로 설치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문화행사 기획자나 관람객으로서는 가능한 한 좀 더 상세한 공간의 특성을 알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행사 기획자는 상세한 공간의 구조를 알고 싶고, 동선까지도 점검해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현수막이나 의자, 테이블 등을 어떻게 배치할지도 점검해보고 싶어 한다.

관객은 어떤 자리가 좋을지? 그 자리에서 무대가 어떻게 보일지도 너무 궁금하다.

노약자와 장애인 분들은 이런 정보가 더더욱 중요하다. 장애인 주차장 위치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주차장으로부터 휠체어 등을 타고 행사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동 경로를 어떻게 되는지? 지금처럼 홈페이지의 사진 몇 장 만으로는 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부··경 지역의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공간정보에 대한 공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나아가 공간정보를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닌 3D VR 등으로 좀 더 상세하고 직관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공동체를 만드는데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긴 하지만 실제 공간에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친근함과 소속감을 준다. 이런 면이 기존 문자채팅, 화상채팅과는 또 다른 매력을 주고 여기에 MZ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요즘에는 축구 경기도 메타버스 공간에 같이 모여서 본다고 한다. 이는 기존 세대가 축구 경기를 맥줏집에서 함께 보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욕구다. 메타버스 화면도 핸드폰으로 보는데 그 화면 속의 더 작은 TV로 축구중계를 본다고 하니 언뜻 이해가 안 되지만, 중계화면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문화예술의 특징을 생각하면 앞으로 메타버스의 활용은 무궁무진할 것 같다.

 

마지막 사람에 대해 살펴보자.

문화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나와 협업하고 연대할 수 있는 다른 문화 활동가(단체)를 찾는 것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예술가가 엔지니어와 협력하는 사례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예술의 방향이 정적 예술에서 점점 쌍방향-디지털 예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은 이미 SNS를 통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앞서 언급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메타버스 앱을 활용하여 부울경 문화공동체에 관한 세미나, 포럼, 모임 등을 개최하면 좋을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이 메타버스는 참여자 간의 친근감과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술이다. 메타버스에서 포럼이나 모임을 한다면 엔지니어, 마케터와 같은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참여도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문화에 관련된 사람, 공간, 활동이 ICT 기술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리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기존에 생각하는 예술, 기존에 생각하는 연대방식, 기존에 생각하던 공간개념. 기술은 절대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 발전할 수 없다. 최근 나오는 메타버스, VR, AR 기술들도 결국은 인간이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은 본성을 잘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각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아무쪼록 부··경 문화공동체를 꿈꾸고 추진하는 많은 분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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