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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부울경 지역 축제 간 콘텐츠 교류 방안

발행일2022-08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첨부파일

부울경 지역 축제 간 콘텐츠 교류 방안

 

조원희(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운영위원장)

 

  1.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

지난 20211010,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가 펼쳐지고 있는 부산 롯데시네마 대영점 6관에서는 2021 MAMF(문화다양성 축제 맘프)영화제 수상작 상영회가 열렸다. 대상작인 이중현 감독의 <표류>를 비롯한 입상작 6편이 상영된 이날 프로그램의 특징은 전 세계 영화제 중 최초로 상영된다는 뜻의 용어인 월드 프리미어라는 점이었다. 맘프는 지난 2005이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축제로 서울에서 시작돼 2010년 창원으로 옮겼고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는 경상남도 창원시의 중요한 문화 축제 중 하나다. 2021년에는 1022일부터 24일까지의 일정이 잡혀 있었다. 그중 영화 공모전 부분의 수상작 상영회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중 관객 혹은 관객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해 만드는 부문인 커뮤니티비프에서 수상작을 선공개해 이슈를 발생시키고, 이후 맘프 축제 본 행사에서 시상식을 거행하는 프로세스가 이뤄졌다. 이것은 지역 축제간의 콘텐츠 교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제 사례다.

 

2.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역성 확장

부산국제영화제가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 영화인들이 참여하고 싶어하는 대표적 국제 영화 페스티벌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영화제의 고향인 남포동에서 센텀시티 지역으로 주 상영장이 옮겨간 이후, ‘일부 지역에서 일부 시민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고심 끝에 변화를 꾀했다. 2018년부터는 커뮤니티비프를 원도심에서 출발시켜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열리는 영화제의 본행사와 차별된, ‘관객의 직접 참여를 통해 만드는 방식으로 영화제의 포맷 다양성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해인 2021년에는 동네방네비프를 출범시켰다. 부산광역시의 16개 구군 모든 곳에 영화 상영장을 구축해 부산 전 지역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게 영역을 확장하는 의미였다. 2022년에도 계속될 동네방네비프는 관객이 영화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영화제가 관객을 찾아가는 지향점을 지녔다. 현재 부산시 전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부울경 메가시티로 영역을 한 번 더 확장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비프가 영화제의 일부분을 떼어다 원도심에 가져다 놓는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듯이 동네방네비프의 확장 역시 단순히 영화제 지역 거점의 확산으로 그 의미가 멈춰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동네방네비프도 물리적으로 해당 구군에 영화제 베뉴를 설치한다는 개념에서 멈추지 않는다. 각 구와 군의 지역적 특성에 맞춘 장소, 그리고 해당 상영장의 컨셉트와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배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만약 동네방네비프가 부울경 메가시티로 확장된다면 더욱 정교한 지역성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운영자로서 느끼고 있는 형편이다.

 

3. 리멤버 부마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에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오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부마항쟁기념재단과 부산국제영화제의 협업으로 만들고 있는 리멤버 부마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다. 커뮤니티비프 특유의 거리 행사로 만들어진 첫 행사 때는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언론인 홍세화, 배우 동방우, 안미나, 가수 최성원 등의 게스트가 참여해 영화 상영은 물론 뮤지컬과 라이브 음악 공연까지 아우르는 페스티벌 속의 미니 페스티벌처럼 진행됐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해 있으며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행사였던 부마민주영화제역시 씨네아트 리좀, 메가박스 마산 등 창원시 권역에서 열렸다. 부산과 마산이 동시에 일어섰던 민주화 항쟁에 대한 기념을 부산과 구 마산 지역에서 서로 콘텐츠와 예산을 공유하며 만들어낸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광역 행사가 아니라 역사적 연대성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런 근현대사적 사건을 공유하는 지역성에 의한 교류는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4. 지역 대표 축제

앞선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야기들은 실제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지역 축제간의 컨텐츠 교류에 대해서는 부울경 각 거점에서 열리고 있는, 이미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 페스티벌은 물론 앞으로 지역성에 맞춰 개발해야 할 미래의 페스티벌들이 더욱 중요하다. 그 이유는 모든 축제가 각자의 분야에서 부울경을 가로지르는 허브로서 자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 관련 콘텐츠의 중심이 되어 각 지역의 영화제들과 수평적 교류를 지속하는 어젠더를 가지고 있듯, 각 지역의 축제들이 한 분야의 허브가 되어 교류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2년 시작해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클래식 음악제로 자리잡은 통영 국제 음악제는 지난해 코로나 문제로 아쉽게 취소되긴 했지만 부산시립교향악단과 당시 라이징 스타였던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협연을 준비했었다. 임윤찬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2022년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하면서 차세대를 책임질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그 위상이 확장됐다. 부산과 통영의 지역적 교류로 예약된 거장 임윤찬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벌써 32회 행사를 치른 거창국제연극제 역시 한국 최고의 야외 연극 축제라 호명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연극 단체들이 활약을 펼치는 곳인 동시에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크고 작은 극단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다. 클래식 음악은 통영, 영화제는 부산, 연극은 거창, 이런 식으로 각 분야별의 허브가 지역으로 분산될 경우 얻어지는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 아카데미 음악상 2년 연속 수상자이며 영화음악과 라틴음악의 거장인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밴드 바호폰도가 두 번이나 공연하기도 했던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이 월드뮤직의 허브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9년 폐지된 것은 뼈아픈 일이다. 지속가능성은 상호관계성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단순히 한 페스티벌이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광역화된 한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폐사할 수도 있다는 아쉬움을 던져준다.

 

5. 확산과 확장

현재 경남과 울산, 그리고 부산에는 적지 않은 페스티벌들이 촘촘히 배치 돼 있다. 진주의 개천 예술제와 남강 유등 축제, 밀양의 밀양 문화제, 울산 서머 페스티벌, 울산 고래 축제, 부산 록 페스티벌과 불꽃 축제 등 역사와 전통을 지닌, 혹은 새로이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끄는 축제들이 다양하다. 이런 축제들이 유기적인 관계성을 맺으며 확산하면 축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이 확장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년 내내 언제나 축제가 열리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연중 언제나 방문해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호주의 축제 도시 멜버른을 떠올리게 된다. 빅토리아주는 멜버른의 축제 모델로 호주에서 가장 문화적인 동시에 삶의 질이 높은 광역 자치주가 됐다. 큰 규모의 페스티벌들이 같은 장르의 작은 축제들과 상호교류의 관계성을 맺으며 확산하고, 그 문화적, 경제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지역을 확장한다면 가까운 미래, 경계를 넘어 연대하게 될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요한 사회적 기반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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