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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예술로 실천하는 돌봄과 나눔

발행일2023-03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첨부파일

예술로 실천하는
돌봄과 나눔

윤 성 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파급효과를 일구어내는 세계엑스포
2030 세계엑스포의 유치전이 뜨겁다. 이번 세계엑스포의 3가지 주제가 첫째, 지속가능한 삶, 둘째,인류를 위한 기술, 셋째 돌봄과 나눔이라고 한다. 일반론으로 월드 엑스포는 참가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발전시키는 장으로 볼 수 있다. 미래를 위한 해결책 및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엑스포의 초기 성격은 제국주의의 프로파간다 수단이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긴 시간에 걸쳐 그 성격이 변화하여 왔는데, 현재는 세계엑스포는 참가자들에게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 교류와 이해 증진에도 기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국가들의 인식 차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고, 지구촌 전체의 협력과 발전을 이루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세계엑스포의 역사를 간략히 되짚어보면,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첫 번째 월드 엑스포인 ‘크리스털 팰리스 전시회’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시회는 산업혁명의 발전과 함께 기술과 혁신을 선보이고 국제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평가한다. 이후 에디슨, 에펠탑, 월드와이드 웹의 착안, 가상현실의 아이디어 제공 등 현대의 기술발전의 초기 모델을 선보였고, 인류가 직면한 환경·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00년에 열렸던 독일 하노버 세계엑스포의 주제는 “인류의 발전과 함께하는 지구촌 문제”였다. 이 세계엑스포에서는 환경, 에너지, 첨단 기술, 과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가 있었다.
세계엑스포는 단순한 전시행사를 넘어 인간과 사회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과 문화적 결과물을 선제적으로 선보임으로써, 상당한 국제적 파급효과를 일구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문화예술분야에서 세계엑스포를 준비하고 맞이하려는 노력에 참여하는것은 타당할 뿐 아니라 필수적이다. 그것도 부산에서 등록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은 문화예술적 돌봄에 있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돌봄의 도시, 부산
역사상 부산은 한국에서 1876년 최초로 개항하여 근대를 이끌어가는 도시였고, 일제강점기의 수탈시대와 처참한 내전인 한국전쟁을 거쳐오면서 한국 국민의 피난처이자 전쟁피해자들을 돕는 근대시대의 돌봄의 기점이자 근거지였다. 전쟁고아와 장애인, 전쟁미망인 등을 돕기 위한 사회복지시설이 부산으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각종 해외원조기관들이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경우 또한 상당하다. 최저 빈곤국가였던 1950~60년대의 부산은 전국에서 밀려드는 상처받은 자들의 돌봄도시였다. 눈부신경제성장을 일구어내어 경제적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고 있는 현재의 한국의 위상은 돌봄도시 부산의 역할이 없었으면 성취하지 못할 위상일지도 모른다. 최저빈곤국가에서 발전하여 세계엑스포 유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부산은 돌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제시하여야 한다.

 

문화예술적 돌봄
돌봄이란 크게 세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협소한 의미로써 ‘돌봄’은 취약계층에 대한 기초 생계유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본다. 확대된 의미로써 ‘돌봄’은 인간생활의 기본 영역을 유지 보전하는 것으로 본다. 가장 넓은 의미의 돌봄은 사람과 생물, 그리고 환경 전체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활동 전체를 말한다.
이중 확대된 의미로써 ‘돌봄’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과 돌봄 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확대된 의미로써‘돌봄’의 영역은 인간생활의 기본 영역을 토대로 한다. 이에는 기초소득, 건강, 주거, 교육, 일자리, 문화등이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돌봄이라는 용어가 정책적으로 복지를 대신하기 시작했고, 기초생활돌봄, 건강돌봄, 주거돌봄, 교육돌봄, 일자리돌봄, 문화돌봄 등을 인간의 기본적 생활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상당한 노력성이 투입되고 많은 성과가 발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익숙하지 못한 영역의 돌봄이 문화적 돌봄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돌봄은 초기 치유활동부터 현재 사회적 관계 형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동을 수행해왔다. 문화예술활동이 가지는 기본적인 정체성 중 하나가 사회관계임을 감안할 때, ‘돌봄’이라는 용어를 적시하지 않아도 문화예술활동은 사람과 사회를 돌아보고, 보듬고,표현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활동이었다.

문화예술을 통한 돌봄의 사례는 적지 않다. 부산문화재단에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던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문화돌봄활동에 해당해왔다. 일례로 2019년에 시행했던 ‘수정아파트 프로젝트’는 도시재생과 문화예술교육, 그리고 고령층 돌봄서비스가 함께 뒤섞인 결과물이다. 이러한사례는 수없이 많다. 공간을 재편하고, 문화예술을 교육하여 시민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각종 문화돌봄활동의 공통적인 방법이자 목적이다. 한국의 돌봄의 기원(origin) 도시 부산에 대한 서사와 부산에서 수행한 문화예술을 통한 돌봄 사례들을 체계화하여 적극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엑스포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부산 세계엑스포의 유치는 문화적 돌봄이 생성되고 활성화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돌봄의 문화, 문화예술의 돌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확산시키는 촉발제로써 이번 2030 월드엑스포를 준비하는 바람이 크다.

문화예술적 돌봄, 문화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