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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고서 톺아보기] 부산 오페라에 대한 진지한 걱정과 올바른 기대

발행일2023-03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첨부파일

부산 오페라에 대한
진지한 걱정과 올바른 기대

강 창 일
부산금정문화회관장

 

1. [부산 오페라 축제 구상 연구] 보고서에 대한 단상
우리나라 오페라축제에 대한 국내 선행연구가 없었던 점에서 보기 드문 전문연구서가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 보고서로 지난 2022년 12월에 출간된 사실이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해양수도를 자처하는 부산광역시가 내세운 문화예술 아이콘 오페라하우스 건축 공정률 약 35%을 보이는 시기, 극장 건축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매우 필요한 <부산 오페라 축제 구상 연구보고서>가 1년여간의 연구조사 끝에 결실을 보게 된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172쪽의 연구보고서는 먼저 연구의 필요성부터 공연예술 환경 및 동향 분석과 국내외 오페라 관련 축제를 살폈다. 그리고 공연과 오페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단심층면접(FGI) 회의를 거쳐 설문조사 결과분석 제언도 담아 오페라 축제 프로그램(시즌) 구성 콘셉트 및 운영전략을 핵심가치별로 요약하고 7대 중점 구상별 세부 프로그램까지 제시하였다.
지난 수년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사례조사와 분석에 의한 심층적인 논의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해외 대표축제와 내용 분석을 통한 부산 상황에 맞는 예술경영적 측면에서 오페라하우스 운영과 프로그래밍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 내 오페라극장건립에 관심을 갖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유용한 참고지침서로서 역할을 다하고해외 오페라축제의 성공요인을 분석해 부산 오페라 축제 운영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나름대로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축제의 사회적 사명을 부산 오페라하우스 프로그래밍 다변화를 통한 동아시아 종합예술로서 오페라 축제의 장을 개최하는 것으로 설정, 이를 기반으로10년 이상 지속가능한 축제를 유지하면서 “부산, 모두를 위한 종합예술의 전당”으로서의 비전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서 전문가 소수를 위한 프로그래밍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자연친화적 개방 관점에서 부산 지역성이 결합한 문화관광 상생협력의 세부전략을 제시했다. 해양연계관광, 오페라하우스 투어, 북항과 원도심 연계투어 등은 오페라축제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좋은 제안으로 여겨진다.

 

2. 제작극장으로서 최정점에 있어야 할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과 안팎의 기대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제2의 도시 오페라(무용) 전용 극장으로서, 현재 국립오페라단의 제대로 된 역할 부재에 따른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길 바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립오페라단이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자체 오페라극장을 가지지 못한 것은 국가의 명확한 문화예술에 대한 청사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합공연공간의 으뜸인 오페라하우스는 극장의 설계, 운영체계, 방향성, 예산, 인력 등의 정책 수립에 있어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한국 성악가들이 없으면 공연을 못 한다고 할 정도로 유럽 본고장에서 한국 성악가들의 위상은 높아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 오페라계는 성악가를 제외한 △창작오페라의 세계화 △연출·대본가·디자이너 등의 자체 양성 △오페라 전문합창단 운영 등 전문인력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전용 오페라극장 부재 △기관장 교체 때마다 변하는 운영시스템 △공연자료들의 데이터베이스화 등 많은숙제를 안고 있다.
오페라는 모든 예술장르를 포함하는 종합예술이다. 도시,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오페라이며 오페라극장을 보면 도시의문화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서구 유럽의 경우 오페라단과 오페라극장의 용어가 따로 쓰이지 않는다. 오페라극장 자체가 오페라단이며 지역마다 존재하는 오페라하우스 자체가 국(공)립 오페라단이다.그런 면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출발에 상당한 기대를 가져본다. 국내에서 가장 전문적으로 공연을 제작하는 단체이자 극장이 되어 우리나라 예술을 견인하는 제작 공공극장으로서 자리매김이 되길 바라는 안팎의 간절한 시각이 상당하다.

 

3. 오페라하우스의 전문성 확보 및 오페라 시장 형성과 마케팅 인프라 구축

사실 우리나라 대부분 공연장들이 복합공연에 용이하도록 다목적홀로 되어있다. 오페라피트 크기, 턱없이 적은 분장실 규모 등을 볼 때 설계 단계부터 공연예술가들, 예술작품에 대한 배려는 상당히 떨어져 안타깝다. 종합예술을 지향하는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무대 규모와 장치, 백스테이지, 편의시설 등에서 공연자들이 움직이기에 편리한 동선을 고려한 공간 배치와 여유로운 건축
시공이 실행되어야 마땅하다.
부족한 전문인력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상당수 지자체 공연장에서 전문인력을 너무 적게 선발해 배치하고 있다. 전국에 유행처럼 문화재단을 설립해서 공연시설까지 운영하는 바, 전문인력을 충분히 배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경영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다 보니 그나마 수익이 많이 나는 대형 뮤지컬이나 대중가수 공연에 상당 부분 예산을 투입하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복합문화공간 운영에 있어 ‘문화재단이 좋으냐, 지자체 직영이냐 아니면 국립극장 같은 책임운영기관이 좋으냐’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전체 의견은 아니겠으나, 후원협찬이 가능하고 전문인력을 충분히 채용할 수 있는 재단에 대한 환상을 가져 전국에 수많은 지역 문화재단들이 탄생했지만, 적은 공연예산, 프로그램에 대한 지자체의 간섭, 낙하산 인사 등 많은 부분에서 독자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직영이냐 재단이냐 이런 체계의 문제가아니라 이 모든 것들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 예술에 대한 전문성 겸비를 비롯해 건전한 마인드와 리더십, 헌신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으로도 보여진다.오페라하우스(극장)의 건립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이후의 운영이다. 개관초기 우수 기획공연이 관객 관심을 이끌 수 있으며 오페라 인구를 늘려가는 가장 큰 자산임은 자명하다. 수익에 대한 부담이 있겠지만 우선 충분한 예산과 남다른 기획·제작으로 우수공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운영에 있어서는 해외사례와 같이 협찬후원, 티켓팅에 의존한 수익금 발생이 순조롭지 않기에 지자체 예산확보가 필수조건이 되어야 한다.또한 수지율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오페라하우스를 뮤지컬과 대중예술의 대관극장으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 전자음향에 극장을 내주게 되는 순간부터극장의 음향에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오페라하우스의 고유 정체성을 상실한다. 물론 지속적인 기획공연과 티켓판매가 이루어지고 협찬후원과 기부도 유치해야 하고 문화관광상품과 연계하여 공연들의 객석점유율도 배가시키는 부단한 노력도 기본이다.
부산이 상대적으로 서울과 대구에 비해 클래식 문화와 극장 인프라가 약한것은 사실이다. 부산보다 도시가 작은 대구의 경우 한국전쟁 이후 많은 예술인들의 활동, 음악대학과 유명 교수진들의 활약, 지역의 문예회관들의 부단한 노력, 시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지금은 전국에서도 가장 클래식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점에서 배울만하다.
부산에 오페라하우스가 건립이 된다고 해서 곧바로 관객이 들어차고 공연장이 잘 운영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페라하우스 홍보는 기본, 시민들이 종합예술로서의 오페라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오페라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육 △모든 문화회관과 공연장들이 힘을 합하여 오페라·클래식에 대한 관심과붐업 조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부산의 문화관광상품과 연계한 공연과 축제 등의 마케팅 개발로 외부인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필요하나 우선은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자리잡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제작에 있어서는, △어린이·학생들을 위한 오페라나 초심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레퍼토리 개발 △갈라콘서트·소규모오페라 등 각 세대별, 장르별 다양한 제작이 이루어져 맞춤형으로도 선보이며 관객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획과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해외와 수도권의 우수한 인력들을 유입시켜 좋은 공연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나 반드시 △지역 및 지역출신들의 음악가들과 단체가 참여하는 공연 제작 쿼터제 도입 등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안전장치들도 필요하리라 본다.

 

4. 부산오페라하우스,명실상부 오페라하우스 모범적 운영의 효시가 되기를

바야흐로 해양수도 부산광역시가 오래전부터 건립을 꿈꿔왔던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완공이 몇 년 후면 현실화된다. 안팎으로 고난의 기간을 거치면서 내실을 다지고 우리나라에서 명실상부한 오페라하우스의 모범적인 운영의 효시를 선보이고 문화예술적 수준을 드높이는 공공극장으로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 오페라 축제 구상 연구보고서>가 부산 문화예술
계에서 두루 값어치 있게 쓰이길 앙망하는 마음이 어찌 나만의 마음이겠는가!

부산 오페라, 부산오페라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