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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화예술계가 바라본 2030부산세계박람회

발행일2023-03 발행처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엑스포와 문화예술
- 도시의 대전환을 꿈꾸는 엑스포 개최와 문화정책의 전환 -


조 정 윤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장


도시의 미래 대전환, 엑스포 개최
필자는 영국 런던 외곽 Crystal Place라는 곳에서 20대 후반을 보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지명의 유래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엑스포와 건축물, 도시의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851년 제1회 만국박람회의 개최지인 크리스탈 팰리스에서는 17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왜 런던이 세계에서 산업과 문화에 있어 가장 매력 있는 도시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1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만국박람회로 불리는 엑스포(EXPO)의 개최와 함께 도시 미래의 대전환을 이루었으며, 문화예술 발전에도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프랑스 파리(Paris)와 미국의 시카고(Chicago)가 대표적이다.

 

엑스포 개최와 함께한 파리의 문화
 문화정책을 연구하는 파리의 현지 연구자에게 필자는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의 문화 지형도를 바꾼 역사적 사건’이 궁금해 물은 적이 있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와 에펠탑,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을 기념하는 그랑 프로제2'라는 대답이 질문과 함께 바로 돌아왔다. 파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이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레거시(legacy)란 점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파리 만국박람회는 세계 각국의 산업과 문화를 선보이는 자리였고, 인류가 엑스포를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프랑스는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프랑스 문화의 우수성을 발신하며 차기 엑스포 개최에 박차를 가한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가 그런 경우인데, 박람회의 걸작은 오늘날 프랑스 3대 미술관이라 칭송받는 오르세 미술관이다. 박람회 당시 호텔과 기차역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박람회 전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엑스포 이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1986년 오르세 미술관으로 탄생하는데, 엑스포 개최 시기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19세기 미술 작품을 소장·전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폐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재생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평가받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에펠탑과 함께 파리 만국박람회의 또 다른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시카고의 공공 미술 발전에 기여한 엑스포 개최
시카고 엑스포는 프랑스 파리에 이어 1893년 기념비적인 박람회 개최를 통해 미국의 첨단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넘어, 미국의 예술을 지구촌 사람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자리로 만들었다. 특히, 오늘날 시카고의 미술 발전은 엑스포 개최를 통해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시카고 박람회장으로 쓰였던 석조건물의 공간은 이후 미술학교와 전시장으로 쓰이게 되는데, 오늘날 뉴욕 메트, 보스톤 미술관과 더불어 미국의 3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바로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이다. 미술관의 근원은 미술과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시카고 미술학교(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로 이곳에서 배출되는 인재는 오늘날 공공 미술의 성지인 시카고 미술 발전의 자양분이 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카고는 다양한 건축물과 벽화, 조각 등의 공공 미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다. 공공 미술의 도시 시카고의 도시 전환은 1893년 엑스포를 통해 그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2030 부산 엑스포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전 국민의 염원인 2030 부산 엑스포 개최는 단순히 부산이라는 도시의 대전환을 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지구촌 미래 의제에 대한 혁신적 대응을 발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다. 2030 부산  엑스포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에 3가지의 핵심 가치를 강조한다.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 Sustainable living with Nature> <인류를 위한 기술: Technology for Humanity> <돌봄과 나눔의 장: Platform for Caring & Sharing>인데, 묘하게도 이 3가지 핵심 가치는 오늘날 전 세계적인 문화정책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030 부산 엑스포 핵심 가치는 문화정책의 주요 과제
최근 몇 년 서구사회 문화정책의 가장 큰 화두는 ‘문화예술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이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해 있는 가장 큰 과제인 환경, 기후변화에 문화예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적 대응을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이 가진 복원성(resilience)이 인류가 스스로파괴한 환경 복원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세계 환경·문화예술 활동가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위해 문화예술을 통한 실천적 활동과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부산의 문화정책 역시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핵심 가치로 하는 2030 부산 엑스포에 보조를 맞춘 실천적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문화와 기술 융합이라는 문화정책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2030 부산 엑스포가 추구하는 <인류를 위한 기술: Technology for Humanity>은 문화 분야에서도 예술과 기술의 실용적 접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줄 것이다. 사실 예술과 기술의 접목은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다. 2015년 클라우스 슈밥이 제시한 개념인 4차 산업 혁명과 함께, 과학 기술과 예술 융합 기반의 새로운 예술 형식이 출현하였다.3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다양한 실험과 시도들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시기이다. 문화예술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 혁신을 이끌어야 할 때가 2030 부산 엑스포 개최와 함께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이다.


포용과 연대, 공동체 회복의 도시 대전환을 꿈꾸며
2030 부산 엑스포는 포용 도시(Inclusive City) 부산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場)이 될 것이다. 바로 ‘우리가 넘이가, 친구 좋다는 게 뭐꼬! We are not others, what are freinds for!’라는 부산 사람들의 정신이 <돌봄과 나눔의 장: Platform for Caring & Sharing>의 핵심 가치로 구현될 것이다.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아드(Riad)보다 부산이 가진 강점이 바로 ‘문화적 다양성에 기반한 포용 도시’ 라는 점이다. 최근,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과 지역사회에 대한 결속력을 강화하며, 지역민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한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의 사회적 영향 확산은 세계 문화정책의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부산 엑스포 개최는 부산이 주도하는 문화정책 이슈를 세계로 발신, 실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인 ‘포용과 연대, 공동체 회복’이야말로 바로 도시의 대전환을 꿈꾸는 2030년 부산 엑스포의 유산이 될 것이다.

 

2030부산엑스포,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