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한 개인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가 그것이 표면에 드러나 있거나 아니거나 건에 한 인간으로
서의 양심에 입각하여 진정한 잘못의 시인과 참회가 이루어질 때 소통과 화해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남종문인화의 대가이며 추사 김정희 연구의 권위자인 한상필이 세상을 떠난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일체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곧이어 한 통의 전화가 걸
려온다. 김상필의 아내인 이영옥은 그 전화의 주인공이 1943년에 일본군 정신대로 끌려간 자신의 언니
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언니는 지금 태국에서 살고 있는데 고국을 방문하여 김상필을 만나고 싶
어 했다는 것이다. 이영옥은 한국 전쟁 당시 오빠가 보도연맹에 연루되어 갇히게 된다. 김상필은 이영
옥의 오빠를 구해주기 위해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오라고 돌려 보내지만, 그는 그 말을 곧이곧대
로 믿고 다시 돌아와 처형된다. 이에 그의 아내는 핏덩이 아기를 남긴 채 자살하고, 그의 아버지 역시
3대 독자인 아들이 죽자 대가 끊김을 서러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에 김상필은 이영옥을 자
신의 아내로, 그리고 오빠의 핏덩이 딸을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켜 사랑을 쏟는다. 김상필은 자신의 아
버지를 저주하게 되는데 아버지는 고문서를 연구하는 서지학자였지만 집안의 딸이 정신대로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에 협조하여 각종 비리를 저지르게 된다. 김상필은 그러한 아버지의 죄값을 치르
기 위해 아내인 이영옥과 이영옥의 오빠의 딸이었던 김혜영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는다. 결국 고국을
방문하겠다던 이영옥의 언니는 유골이 되어 고향에 돌아오게 되는데......이 작품은 알려지지 않은 개
인의 역사적 과오인 친일 행위를 통해, 이로 인한 상처와 아픔, 그리고 진정한 참회를 통해 역사적 문
제를 극복하려는 한 개인의 양심적 결벽성을 오늘의 시점을 통해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