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중앙에 존재하듯 존재하지 않는 형상의 처용이 있다.
두발로 디디고 선 스스로의 빛깔과 정서로 여인木, 여인金, 여인火, 여인水가 등장한다. 이들 여인들은 사랑, 분노, 슬픔, 고통의 내면을 품은 제 빛깔로 들어온다. 여인木이 노래한다. 몸을 열어라! 무너져 내리지 않는 천년 사랑의 탑을 세우리라. 나뭇잎이 바람에 부대낀다. 그 사랑을 고이 담아 변함없는 태초의 사랑, 흙의 숨결로 사랑을 품는다. 처용이 빙그레 웃는다. 제 생살을 태우는 고통으로 울부짖는 여인金이 보인다. 그녀는 흐드득, 흐드득 애간장을 태우는 곡의 소리로 울부짖는다. 여인火의 온 몸이 불꽃으로 일어섰다 쓰러진다. 선지자의 예언처럼 절망의 끝에서 간 사람도 없고 올 사람도 없는 해인이 되어 내 몸을 감싸 안아 세상과 인연을 분노로 뒤 덮는다. 바다 끝에서 밀려오는 폭풍을 홀로 버티는 여인水는 오욕과 칠정의 바다에 해인이 되어 노래한다. 사랑, 분노, 슬픔, 고통 내 물빛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세상과 마음을 어루만진다. 다사로운 봄 햇살처럼 생명의 기로 바다가 되어 물결로 춤춘다. 해인의 물빛은 한삼의 빛처럼 너와 나를, 번뇌를 씻어준다. 처용이 빙그레 웃고 세상의 여인들이 살포시 미소를 머금는다.
구성
제1막 - 처용(황)이 등장하여 무대를 여는 열림굿의 의미로 벽사진경의 의미를 담아 의식을 거행한다 뒤이어 다섯명의 처용들이 오방의 색을 차례로 입고 나와 오방처용무의 원형을 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