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학의 거장 테오도르 아도르노(T.W. Adorno)는 그의 저서 미학 이론에서 예술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쓸모없다고 판정하여 내버린 것들을 거두어들이는 행위라고 말한 바 있다. 조용문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지점, 즉 효율성과 기능성의 논리에 의해 폐기된 것들에 새로운 존재론적 지위를 부여하는 데서 시작된다. 작가가 선택한 골판지나 부식된 금속 가루는 산업사회의 소비 회로 속에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버려진, 이른바 벼려진 존재들이다. 그러나 작가의 손길을 거치며 이들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닌, 문명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는 강력한 물적 매체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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