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바다를 다시 감각하게 하고, 바다와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나아가 우리가 딛고 선 세계의 질서를 다시 돌아보는 깊이를 요구
한다. 정남순의 바다는 자연 풍경이기 이전에 생명의 근원이고, 노동의 현장
이며, 상처 입은 몸이고, 끝내 죽지 않는 존재다. 그 바다를 읽는 일은 곧 우리
삶의 가장 깊은 곳을 읽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의 바다시는 자연 서정의
범주를 넘어선다. 그것은 바다라는 거대한 경전을 통해 인간과 문명, 생명의
자리를 새롭게 묻는, 깊고도 절실한 시적 기록이다.
-손남훈 |문학평론가, 부산대교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