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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착각

문화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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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PD25459최종업데이트:2026.08.16

프로필

  • 제·작자 안소영 [] 안소영 []
  • 작품제목 사유와 착각
  • 작품장르 문화분야
  • 발표일 2026.07.07
  • 발표지역 부산시
  • 발표매체 및 장소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
  • 발표주체 작가
  • SNS https://www.instagram.com/p/DamtBexAY03/?igsh=MXBwMmlicmV1OTRnbA==&igsi=MXBwMmlicmV1OTRnbA==
  • SNS https://m.blog.naver.com/metrocore13/224353062608

작품설명

  • 옻칠을 배우며 나는 반복과 인내의 태도로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한 겹씩 옻을 올리고, 자개를 하나씩 이어 붙이며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제작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린다.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잃어버린 경험, 상처와 부끄러움, 쉽게 꺼내지 못했던 감정들이 작업의 표면 위로 천천히 드러난다. 작품을 긁고 다시 메우는 과정은 스스로를 긁어내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시간은 나를 상처 내기도 했지만, 곧 딱지가 생기고 아물며 이전보다 더 단단한 마음을 만들기도 했다.
    나전칠기의 전통 기법은 작업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특히 삼베를 감싸는 과정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토대라고 생각했다. 단단한 밑바탕을 만드는 일은 삶의 기본 자세를 다지는 마음과 닮아 있다. 그 위에 교칠을 반복해 쌓고 긁어내며 생긴 깊은 골들은 오래된 지층이나 산맥처럼 남는다. 어떤 흔적은 메워지고, 어떤 상처는 그대로 드러난다. 자개 또한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반짝이는 표면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수행하듯 하나씩 이어 붙이며 시간을 쌓아간다.
    오랫동안 나는 이러한 반복이 마음을 더 단단하고 고요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작은 바람에도 쉽게 요동치는 마음을 발견할 때면, 그 믿음 또한 하나의 착각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옻을 올리고, 긁어내고, 붙이고, 기다리는 일. 이번 작업은 단단해지려는 마음과 끝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태 사이에서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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