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으로 볼 때, 박정숙 수필의 특징은 거창한 의미를 선언하지 않는 데 있다. 그는 삶을 해석하기보다 보여 주고, 교훈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깨닫게 한다. 그의 수필에는 설명보다 장면이 많고, 주장보다 기억이 많다. 논리보다 체험의 온기가 살아 있다. 이는 수필 본연의 미학과도 맞닿아 있다. 좋은 수필은 독자를 설득하는 글이라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글이다. 박정숙 수필가는 생활의 작은 풍경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수필의 본질을 충실하게 구현한다.
박정숙 수필가의 수필집 『밤의 그림자를 건너는 사람』은 그 평범한 삶들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빛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독자는 이 책을 덮으며 타인의 삶을 읽었다는 느낌보다 자신의 삶을 다시 만나고 왔다는 감각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