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하단에는 오랜 시간 파도에 씻겨 둥글게 다듬어진 몽돌들이 겹겹이 스며든 염료의 깊이감과 방염(防染) 효과를 통해 입체적으로 집약되어 있으며, 그 위로 부서지는 새하얀 포말은 섬유 특유의 질감과 염색 공정을 살린 백색의 대비로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중·상단을 압도하는 거대한 파도의 흐름은 농담(濃淡)이 다른 푸른 염료를 층층이 침투시키고 빗살 형태의 치밀한 방염 및 묘사 기법을 중첩해 완성되었습니다. 섬유 조직 속으로 깊게 물든 깊은 남빛과 표면에 떠오르는 밝은 청색의 선묘가 교차하며, 파도가 몰아치고 흩어지는 청각적 울림을 염색 예술 특유의 촉각적 깊이감과 웅장한 시각적 에너지로 전해줍니다.
본 작품이 발표된 천경자 제14회 염색개인전은 2026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