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수필의 특성을 한마디로 나타내라면, 나는 서슴없이 '누군가'의 문학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문학사적으로 수필이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경시되어 온 배경에는 수필을 '누구나'의 문학으로 명명한데 그 원인의 일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문학 평론가로서 비평을 해오면서 본격수필 보급에 애정을 쏟는 이유는 수필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아 이와 같은 수필 경시 풍조를 없애보자는 데 있다. 나는 수필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국어교과서에 실린 수필이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본격 수필문학이론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여겼고, 또한 수필을 아는 사람이 직접 본격수필이론을 정립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이 책이 지금까지 오도된 우리 수필론을 바로세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수필미학론인 <수필은 사기다>의 출판을 시발점으로 해서 수필이 '누구나'의 문학이 아니라, '누군가'의 문학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발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