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 28년간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 구경미이다. 여러 자연물을 소재로 작업해 왔으나, 나의 작업 세계를 가장 잘 대표하는 소재는 고래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바다와 함께 성장하며 해양의 세계와 생명의 만남을 그려왔고, 생명을 품고 돌보며 유영하는 고래의 서사는 나의 삶과 깊이 맞닿아 있었다. 이후 고래는 관계와 돌봄, 생명과 환경을 상징하는 나의 작품 세계의 중심이 되었다.
오랜 시간 연구해 온 보태니컬아트의 시각 언어와 고래 작업을 결합하여, ‘피어나다’라는 주제 아래 생명과 회복의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상징적 존재인 고래와, 생명의 에너지를 담은 식물 이미지를 결합한 작업은 개인적 서사를 넘어 부산의 해양 문화와 연결된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다.
나의 작업은 캔버스와 한지를 비롯해 굴가루, 북 등 다양한 재료 위에 색연필, 수채화, 아크릴, 유화, 먹, VR 등 복합적인 매체를 활용해 이루어져 왔다. 이는 기법의 확장이 아니라 재료가 지닌 물성과 감각, 표현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의 과정이었다. 특히 해양을 상징하는 작업에는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생명의 순환과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아왔다. 구경미에게 화가란? 완성에 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구하는 구도자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