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불상제작자의 어긋난 삶을 통해 진정한 예술정신과 인간구원의 보편적 진리를 탐색한 <느낌, 극락같은>은 국내 최고 극작가 이강백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강백 연극제'에서 이윤택이 연출해 화제를 모았던 작픔으로 이윤택의 연출 문법과 어떤 차별성의 가지느냐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완벽한 형태에 집착한 동연. 그는 부처의 형태를 미숙하게 만들면 그 속엔 부처의 마음이 없지만, 부처의 형태를 완벽하게 만들면 부처의 마음도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이에 반해 서연은 완벽한 형태의 불상에서도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없음을 토로한다. 형식과 내용의 불일치, 다시 말해 불상의 형태와 그 내용의 불일치, 이는 불상 제작자 서연의 고민거리다. 서연의 방황은 이때부터 시작되고, 그의 가출은 정처 없는 방랑길로 이어진다. 한편 동연이 만든 불상은 최고의 형식미로 자랑하며, 스님에게 최고가로 팔려나간다. 의기양양해진 동연은 자신이 스승 함묘진의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점차 노쇠하여진 스승 함묘진, 하반신마저 마비된 스승은 휠체어에 몸을 싣고 술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느낌, 극락같은>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즉, 참된 삶의 방식이 무엇인가를 성찰케하는 작품으로 이강백의 튼튼한 희곡을 바탕으로 극적대사의 묘미를 살린 동시에 살아 있는 오브제를 불상으로 활용, 보편적인 주제를 잘 형상화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